중국 관영 "조태열 방중, 한중관계 개선 메시지 전달"

"한국, 대중국 외교에 한발짝 더…한중관계, 제3자 간섭 받아선 안돼"
"산업분야 경쟁, 양국 경제무역 관계 주류 아냐"

조태열 외교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4.5.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관영 언론은 지난 13일 조태열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간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된 것과 관련해 "한국 측이 한중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4일 논평 기사에서 "조태열 장관이 '이번 방문이 한중 관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며 "그간 한중관계가 비정상적 상태임을 반영하는 것과 동시에 조속히 한중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르길 바라는 양국 국민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환구시보는 "조 장관의 발언은 그동안 한국 측이 추진해 온 '중국을 멀리하고 미국을 가까이하는' 정책과는 대조적인 것으로 한중관계의 조정과 개선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한국 외교장관이 이번 방중과 관련해 한 언급은 한국이 대중국 외교에 한발짝 더 다가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최근 한국인 관광객들이 장자제(장가계)를 방문하거나 푸바오의 인기가 높아진 것을 거론하며 "양국 경제 및 문화 교류 측면에서 상호 작용이 지속해서 복원되고 있다"며 "조 장관의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의 펀더멘털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논평은 "그동안 한중관계에 있었던 기복은 근본 이익이 충돌하거나 전략적 경쟁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 의존과 내재한 동력이 끊어진 데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한중 관계의 안정과 발전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양국 국민과 산업계의 기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한 관계는 제삼자 요인의 간섭과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며 독립과 자주, 상호 존중, 상호 이익의 원칙에 따라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양국 관계의 안정과 발전의 초석"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양측이 고위층 소통에 한 발짝 더 나아가 안정적 한중관계의 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서로를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관계의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산업 분야에서 한중이 약간의 경쟁을 갖고 있지만 이것은 양국 경제무역 관계의 주류가 아니며 양국이 적대 관계에 접어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환구시보는 한일중 정상회의 조율을 비롯해 향후 한중 간 외교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 외교장관의 중국 방문이 한국 측의 보다 적극적인 행보로 이어져 함께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환구시보는 같은 날 "한국이 대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한중 관계 전환 가능성이 있다"라는 등의 국내 언론을 인용한 보도를 이어갔다.

다만 조태열 장관이 "양국 경제 관계도 과거의 상호 보완적인 파트너 사이에서 이제는 경쟁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어 이는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오독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지융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한중 경제 무역 관계가 경쟁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잘못 해석한 것으로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생각해 안보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중 경제무역 관계의 변화는 미국 주도로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한국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일부 조치를 추종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고 설명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