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도착한 시진핑 "중-프 관계, 세계에 긍정적 에너지 주입"

파리 도착 직후 서면 담화 발표…"전략적 공감대 결집"
기고문 통해 "프랑스 ,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 제공 희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서울=뉴스1) 정은지 특파원 권진영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도착을 시장으로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의 유럽 방문은 코로나19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CCTV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한 직후 서면 담화를 발표하고 "중-프랑스 수교 60년을 맞아 세 번째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프랑스는 동·서양 문명을 대표하는 대표자로서 오랫동안 서로를 존경하고 흡수해 왔다"며 "60년 전 중국과 프랑스는 양국의 냉전 장벽을 뚫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60년간 중국과 프랑스 관계는 항상 중국과 서방 관계의 선두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과 프랑스의 관계 발전은 양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불안정한 세계에 안정성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며 "이번 방문 기간 마크롱 대통령과 중-프랑스 관계 발전과 현재의 주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의 전통적 우의를 공고히 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증진하며 전략적 공감대를 결집하고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심화해 중국과 프랑스 관계의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고 세계 평화·안정·발전에 새로운 공헌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에는 '퍼스트 레이디'인 펑리위안 여사,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이 함께 했으며 프랑스 측에서는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마중을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했다. ⓒ AFP=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이와 함께 시진핑 주석은 프랑스 방문 계기 현지 언론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중국은 프랑스와 수교 정신을 이어 양국 관계 발전을 촉진하며 과거 역사를 계승하기를 희망한다"며 "지난 60년간 중국과 프랑스는 중-서방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전략 대화를 제도화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늘날 세계는 매우 불안정하고 다시 한번 많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과 프랑스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촉진하고 세계 협력 강화에 새로운 기여를 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75년간 고속 성장을 지속해 왔다고 언급하며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는 5% 내외로 중국은 계속해서 세계 성장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세계 각국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프랑스 농산물과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환영하고 프랑스를 포함한 전 세계 기업의 중국 투자를 환영한다"며 "(외국기업의) 제조업 접근은 완전히 자유화됐고 통신, 의료 및 기타 서비스 산업에 대한 접근성이 가속화될 것이며 중국은 더 많은 중국 기업이 프랑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프랑스가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중국이 '평화공존 5개 원칙'을 발표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라고 소개하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 원인 제공자도, 당사자도, 참여자도 아니지만 평화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왔으며 프랑스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위기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서도 "문제 해결의 이번 해법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있다"며 "중국과 프랑스가 중동 평화 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 AFP통신은 시 주석이 유럽의 강대국 중에서 프랑스를 선택했다는 것은 마크롱 대통령이 2023년 4월 중국을 국빈방문한 이후로 양국 관계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연합(EU)의 중재자로서 시 주석이 마크롱 대통령을 인정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방 매체들은 중국으로서는 유럽의 주요국에서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중시하는 프랑스와의 관계를 강화해 갈등이 이어지는 미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FP는 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 것을 경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국제 질서의 안정성에 무게를 두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은 중국과의 경제관계에서 "전략적 이익"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중국은 국제 무역에 관한 규정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2023년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 비행기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미·중 갈등에 휩쓸려선 안 되고 유럽이 (미국과 중국의) '신하'(follower)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시 주석은 6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을 개최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EU와 중국 간 무역 이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시진핑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 간 정상 회담이 개최된다. 그리고 엘리제궁에서 국빈 만찬이 이어진다. 7일에는 피레네산맥을 방문해 점심을 먹으며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은 프랑스를 시작으로 세르비아와 헝가리도 방문할 예정이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