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주석, 블링컨 만나 "미중은 경쟁자 아닌 동반자"(종합)

왕이 "중국 경쟁자로 인식하면 양국 관계 꼬일 것"
블링컨 "중국과 충돌할 의향 없어…오판 피해야"

중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24.04.2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중 양국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2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미·중 수교 45주년이 되는 해로 지난 45년간 비바람을 겪으며 많은 시사점을 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상호 성취해야 하며 서로 해를 끼쳐선 안 되고 구동존이(공통된 부분을 함께 추구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남겨둔다)를 추구하고 악의적 경쟁을 추구해선 안 된다"며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호혜라는 3가지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는 과거 경험의 결산이자 미래로 가는 길잡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현재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아래에 중국과 미국이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통제하며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양국 국민의 바람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통된 기대이기도 하다"며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함께 발전하고 번영할 만큼 충분히 광활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개방적이고 번영하는 미국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미국 측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으면 한다"며 "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첫 단추'가 채워져야 중미 관계가 진정으로 안정되고 개선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정상 합의를 이행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의사소통을 유지하며 긍정적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와 노력의 여지가 있다"며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결정된 것으로 이번 여정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약 5시간 넘게 회담을 진행했다.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중이 혼란스러운 현재의 국제 정세 아래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국이)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이는)중국과 미국이 파트너가 될지, 아니면 경쟁자가 될 것인지로 이것은 중미 관계가 안정적 발전을 향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중국을 경쟁자로 인식한다면 미중 관계는 꼬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왕 부장은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가 넘어선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발전 권리는 양보할 수 없는 것으로 미국은 경제 및 무역 과학 기술에 대한 압박 조치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지 않고 중국의 과학 기술 발전을 막지 않으며 중국의 '생산 과잉'이라는 허위 서사를 중단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불법 제재를 철회하고 301조 관세 부과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아태지역이 대국의 각축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은 양측의 공통된 책임"이라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미국은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중국과 충돌한 의향이 없으며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발전한 중국은 세계에 긍정적인 일로 이견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오판을 피해 미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부장과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북한, 미얀마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