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野 총선 압승에 "尹 레임덕·이재명 대선에 영향"(상보)
AFP "李, 복수 성공"…르몽드 "레임덕 넘어 데드덕"
NYT·BBC "이재명 대선 재출마에 힘 실어주는 결과"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한국의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외신들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압승을 보도하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됐다고 짚었다.
11일 로이터·AFP 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민주당 등 야권이 한국의 22대 총선에서 다수를 점하게 됐다고 전하면서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권력누수)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전망했다.
로이터와 영국 신문 가디언은 "한국 총선에서 진보 야당들이 압승을 거둬 윤 대통령과 그의 보수당(국민의힘)에 큰 타격을 입혔다"며 "일부 분석가들은 윤 대통령이 레임덕 상태로 빠져들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사회에서 세금 인하, 기업 규제 완화, 가족 지원 확대라는 공약을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수개월 동안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며 "이제 윤 대통령은 (그래도) 법적 권한이 있는 외교 정책에 집중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FP 또한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레임덕으로 전망하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의 국회 장악력 부족으로 보수적 입법 의제가 틀어졌다"며 "여기에는 유권자들의 지지는 받고 있지만 의사들의 파업을 촉발한 의료 개혁 계획과 성평등부(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AFP는 이와 함께 윤 대통령과 지난 대선에서 맞붙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현 민주당 대표로서 총선을 뛴 것을 거론하며 "이 대표는 수많은 의혹에 맞서 싸우면서도 멍들고 양극화된 선거운동 끝에 선거 결과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복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신문 르몽드는 야당의 대승을 언급하며 "이 '압도적 다수'(supermajority)는 대통령 거부권에 이의를 제기하고 잠재적으로 그를 대통령직에서 해임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탄핵)을 부여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에서 총선은 대부분 현 대통령에 대한 신임 또는 부결 투표였다. 이번 총선 결과는 윤 대통령 정책에 대한 거부였다"고 했다. 또 한 정치평론가의 말은 인용해 "윤 대통령은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dead duck)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BBC 방송은 야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화하고 개헌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슈퍼 과반수(200석 이상)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면서도 "이번 결과는 2022년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아쉽게 패배한 이 대표의 재출마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긴 후 지지 기반을 넓히지 못했다고 분석하는 한편 "국회 승인이 필요 없는 윤 대통령의 주요 대외정책 구상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일본과의 긴밀한 안보 협력, 북한에 대한 강경 노선 등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또한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의 위협에 직면했다"며 "다만 외교 정책은 대통령 손에 집중돼 있어 이번 선거 결과가 북한 억제를 위한 미국, 일본과의 안보 협력 확대 노력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그러나 법인세 인하 등 기업 친화적 조치와 의사 수를 대폭 늘리려는 노력 등 윤 대통령의 국내 의제는 점점 위태로워 보인다"며 "2027년 대통령 재출마를 희망하는 이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의 4·10 총선 결과, 민주당은 175석, 국민의힘은 108석, 조국혁신당은 12석 등을 확정지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총 300석의 의석 중 18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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