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패배' 北축구감독, 기자회견서 한국기자 질문에 발끈

"패인 묻는 한국기자에 단번에 분노 모드"

리유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2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북한은 28일 일본과의 2024년 AFC 여자 올림픽 예선 축구 경기를 앞두고 있다. 2024.2.27 ⓒ AFP=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치러진 파리올림픽 예선전에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일본에 1대 2로 패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리유일 북한 감독은 한국 기자 2명의 질문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현장에 있던 일본 스포츠 전문기자 요시자키 에이지뇨는 29일 야후재팬 기고글에서 "기자회견장에 긴장이 흘렀다"고 전했다.

기고글에 따르면 첫 번째 질문에서 한국 매체의 남자 기자가 소속을 밝히면서 "패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다.

요시자키는 "(리 감독이) 단번에 분노 모드가 됐다"면서 한국 기자와 신경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질문하는 도중에도 이미 리 감독은 고개를 내저으며 "패전을 자극하는 그 기자의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리 감독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매체의 질문에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동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리 감독은 지난 27일 경기를 앞두고 실시한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매체 여성 기자가 '북한'을 언급하자 "국호를 정확히 부르지 않으면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역정을 냈다.

일본 매체 론스포는 "남북 간에 불거진 역사적 마찰이 스포츠 취재 현장으로도 이어진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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