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도피 22개월 만에 미국 송환 결정(종합)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이 최종 결정
3월 말 시작되는 SEC 소송 재판에 출석할지 주목
- 강민경 기자,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김예슬 기자 =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중심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송환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 씨의 미국 인도가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로써 권 씨는 미국에서 재판받게 됐다. 그가 도피 생활을 한 지 22개월 만이며 체포된 지 11개월 만이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씨를 미국과 한국 중 어디로 송환할지 저울질하고 있었으나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 포베다가 전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 연방검찰은 권 씨를 8개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권 씨가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 안전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판단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테라와 루나 등에 증권성이 있다고 간주해 권 씨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번 판결로 권 씨가 오는 내달 25일 배심원단을 선정 절차로 시작되는 SEC 재판에 설 가능성이 생겼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법원 판사는 권 씨가 재판에 출석할 수 있도록 송환 시간을 주기 위해 SEC가 제기한 소송의 재판을 1월 29일에서 3월로 미뤘다.
권 대표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주범으로 꼽히며, 그간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권 대표는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가 같은 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수배 상태다.
지난 8일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권 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인도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넘겼다.
한편 권 씨와 함께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 5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한국으로 추방됐다.
한 전 대표의 차이코퍼레이션은 테라폼랩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이다. 차이코퍼레이션의 신현성 전 총괄대표가 권 씨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한 전 대표도 2019년 테라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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