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 "테라 권도형, 미국으로 인도" 판결(상보)

WSJ "내달 25일 권씨가 SEC 소송 법정에 설 수도 있어"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1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법원에 각각 40만유로를 내는 조건으로 보석을 청구했다. 몬테네그로 검찰은 보석 요구에 반대했으며 보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 AFP=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김예슬 기자 = 몬테네그로 법원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막대한 피해를 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미국으로 인도해야 한다고 21일(현지시간) 판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의 고등법원 대변인은 권 씨의 미국 송환이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할지, 한국으로 송환할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뉴욕 연방 검찰은 권 씨를 8개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권 씨가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 안전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판단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테라와 루나의 붕괴로 인한 민사 소송에서 권 씨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번 판결로 권 씨가 오는 내달 25일 배심원단 선정으로 시작되는 SEC 소송으로 법정에 설 가능성이 생겼다고 WSJ은 전했다.

권 대표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주범으로 꼽히며, 그간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권 대표는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가 같은 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된 여행 증명서를 사용해 출국하려다 체포됐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수배 상태다.

한편 권 대표와 함께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 5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한국으로 추방됐다.

한 전 대표의 차이코퍼레이션은 테라폼랩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이다. 차이코퍼레이션의 신현성 전 총괄대표가 권 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한 전 대표도 2019년 테라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