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 72시간 만에 구출된 89세 여성, 허망한 사망…'압박증후군' 탓
전날까지 의식 명료…의료진 말에 반응도
재난·사고 현장서 종종 발생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으로 건물 잔해에 깔려있다가 구조된 노인이 압박증후군으로 결국 사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8일 일본 MBS뉴스는 강진으로 무너진 주택에서 골든 타임 안에 구출됐지만 이내 사망한 89세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여성은 지진이 발생한 지 약 72시간 뒤인 4일 오후 4시30분쯤 소방구조대에 구출됐다. 그는 당시 신음 소리로만 응답했지만 의식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 후에도 의사와 간호사의 질문에 대답하며 명료한 의식을 되찾고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구조된 지 이틀 만인 6일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유족 따르면 사인은 '압박증후군(Crush syndrome)'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압박증후군이란 압박 상태가 풀리며 독성물질이 퍼져 급성 장기부전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혈관이나 신경 등 신체조직이 오랫동안 짓눌리면 산소 공급이 중단돼 독성물질이 생기는데, 압박에서 벗어나면 이 독성물질이 혈액을 따라 한꺼번에 풀리며 심장부정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교통사고나 건축 공사장, 광산 붕괴 등 재난이나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이후 이 증후군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일본에서는 1995년 한신대지진을 계기로 이 증후군이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22년 이태원 압사사고 당시 일부 사망자가 압박증후군으로 사망한 것이 알려지며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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