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72시간' 지났지만…日 "구명 전력, 피해자 생활 지원 시작"
9일 각의에서 예비비 40억엔 결정
"기력 유지 위해 말 걸어주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어"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새해 첫날 발생한 일본 노토반도 지진이 '72시간의 벽'을 넘었지만 일본 정부는 지진 피해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82명,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이는 79명이다.
TBS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지진 피해에 대응하는 인력을 2000명에서 4600명으로 대폭 증강한다고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시카와현) 스즈시와 와지마시 등 시나 정 차원에서도 부시장급을 포함한 직원들을 파견해 지자체와의 제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해 지역에 대한 물자 제공과 한파 대책, 대피소 지원 등을 위해 예비비를 각의에서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예비비 규모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23억엔)의 배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들은 예비비 규모를 약 40억엔(약 36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일본 자위대는 항공기 30대, 함정 9척, 수색견 12마리 등을 재해 현장에 파견해 구조를 돕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자위대는 재해 지역에서 전력으로 구명 활동을 하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생활 지원도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72시간 지난다고 꼭 죽는 것 아냐…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내에서 지진 이후 8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와지마시와 스즈시, 노토정에서는 붕괴한 가옥들이 다수 확인돼 있어 아직 사상자가 전부 파악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지역별로 보면 △와지마시 48명 △스즈시 23명 △나나오시 5명 △아오미즈정 2명 △노토정 2명 △하쿠이시 1명 △시가정 1명 등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1995년 한신 대지진 당시 지진 발생 72시간 이후 구조된 피해자들이 탈수와 저체온증 등으로 생존율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자료를 토대로 72시간을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사토 야스오 전 도쿄 소방청 경방부장은 TBS뉴스 인터뷰에서 재해 발생 72시간이 초과하면 구명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감각이 차단된 상황에 놓인 인간은 점차 스트레스를 느껴 심장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탈수 또한 우려 사항이라면서 "보통 인간은 1.5리터의 수분을 배출한다. 식량으로도 수분을 섭취하는데 그러지 않으면 혈액 속 나트륨과 칼륨의 농도가 짙어져 심장에 부담이 되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른다"고 말했다.
사토 전 부장은 구조대원들이 구조 대상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력을 유지시키는 것만으로 구조의 가능성은 올라간다"며 "72시간이 지난다고 꼭 죽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구조 대상의 기운을 북돋우고 할 수 있는 것을 해 주는 게 구명으로 연결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구조 작업은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궂은 날씨와 도로 붕괴 때문이다. 하세 히로시 이시카와현 지사는 "동해안 지역이 붕괴하고 와지마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가 허물어지면서 날씨를 확인하며 헬리콥터와 해로로 이동하고 있지만, 해로도 해저가 융기해 있어 호위함 등이 접근할 수 없고 보트로밖에 못 다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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