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정권보다 낮아"…기시다, 지지율 20% 초중반으로 위기 증폭(종합)
외교 성과 내세우다 민생 정책 실패…국민들 "기시다 정책 기대 못해"
자민당 지지율도 30% 밑돌아…"사임 요구 커질듯"
- 정윤영 기자,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권진영 기자 = 일본 주요 일간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일제히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0일 일본 아사히·요미우리·마이니치 등 일간지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21~25% 사이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62~74%로 편차가 존재했다. 그러나 3사 모두 집권 이래 기시다 내각을 긍정 평가하는 응답자가 역대 최저, 부정 평가는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일제히 분석했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개최와 한일관계 개선 등 외교 성과를 내세워 50%대를 기록하다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고와 일본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마이넘버카드에 대한 부실 대응으로 지지율이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기시다 총리가 지난 9월 대규모 개각을 단행한 후 차관급 인사 3명이 불륜·선거법 위반·탈세 등으로 낙마했고, 최근엔 미야케 싱고 방위 정무관의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정권을 유지하기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 지지율 역시 급락하고 있어 내부에서 사임 요구는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3사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의 지지율은 마이니치 집계 24% 요미우리 28%, 아사히 27% 등 30%대를 밑돌았다.
◇ 마이니치, 내각 지지율 21%·부정 74%…"감세·인사 영향"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21%로 추락해 전달 실시한 조사(25%) 대비 4%p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시다 내각 역대 최저 지지율 기록이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총리였던 간 나오토 정권 말기인 2011년 8월(15%) 이후 가장 낮은 내각 지지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설명했다.
세대별로 내각 지지율은 70세 이상이 유일하게 30%대로 높았고, 그 외 18~29세, 30대, 40대, 50대, 60대에서는 지지율이 1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기시다 내각에 대한 부정 평가는 10월 여론조사 대비 6%p 상승한 74%로 이 역시 기시다 내각 역사상 최고치이다. 특히 내각 부정 평가가 70%대를 넘어선 것은 아소 다로 정권 시절인 2009년 2월(73%) 이후 14년 9개월 만이다.
기시다 총리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급증한 것은 종합 경제 대책에 소득세·주민세의 합계 4만엔(약 34만2000원) 감세에 대한 엄격한 평가나 인사들의 잇따른 사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지적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소득세·주민세 감세를 평가하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66%로 긍정 평가(22%)를 크게 웃돌았다. 저소득 가구 대상으로 7만엔(약 61만원)을 지급한다는 방침도 평가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60% 역시 긍정 평가(30%)를 크게 제쳤다.
기시다 총리가 인사에 책임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단히 책임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6%,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응답자는 30%로 합계 86%가 기시다 총리에게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의 조기 사임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빨리 그만두길 바란다'는 응답자는 55%였고,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까지'라는 응답은 28%였다. 반면 '가능한 오래 임기를 채워달라'는 응답자는 8% 수준에 불과했다.
정당별 지지율은 자민당이 24%로 전회 실시한 여론조사 대비 1%p 올랐다. 일본유신회는 14%로 전회 대비 1%p, 공명당 3%(1%p 하락) 등이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파는 26%였다.
◇ 요미우리, 지지율 24% 부정 62%..."지지율 더욱 침체 가능성"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기시다 총리의 내각이 발족한 2021년 10월 이후 최저점으로 처음으로 20%대로 내려앉았다고 집계했다.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24%로 전회 실시한 여론조사(34% 긍정) 대비 10%p 하락한 24%였다. 반면 부정 평가는 62%로 전회 조사(49%) 대비 13%p 급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부의 경제대책 불만과 자민당 소속 정무 3역의 잇따른 사임 등이 지지율 하락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각 지지율은 자민당이 정권에 복귀한 201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여론의 강한 역풍으로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은 여당 내에서 떨어지고 있고, 정권 운영이 위기에 빠졌다. 지지율은 앞으로 자민당 의원의 정치 자금을 둘러싼 문제 등으로 더욱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응답자들은 △정책을 기대할 수 없다 47%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 18%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 15% 순이었다.
◇ 아사히 "내각 지지율 35% 부정평가 65%"
아사히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이 18~19일 108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각의 지지율은 25%(전회 29%)을 기록, 기시다 내각 발족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부정평가는 65% 전회 대비 5%p 증가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자민당이 2012년 12월 정권으로 복귀한 이후 11년간 스가 요시 내각의 21년 8월 28%를 밑돌아 최저였다. 부정 평가 역시 11년만에 최고였던 전회를 경신했다"고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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