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관광 허용에도 방일 중국인 상승 제한적…오염수 방류 여파
중국인 단체 여행객 중 70!~80% 일본행 취소
일본 좋아하는 중국인도 "다음에 외국 나가면 일본 말고 다른 나라로"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여행을 계획하던 중국 관광객들 잇따라 마음을 돌리고 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 신문은 복수의 여행사에 문의한 결과 지난 8월 일본 여행을 신청했던 중국 단체 여행객 중 70~80%가 계획을 취소했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8월10일부터 팬데믹으로 금지됐던 일본행 단체 여행 제한이 풀렸다. 직후 여행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곧이어 8월24일부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문의는 격감했다. 업계 담당자들은 2주간 급속히 상승한 관심이 단 2주 사이에 팬데믹 기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평했다.
일본 관광국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중국인 방일 관광객 수는 총 36만4100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40%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달보다는 16%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상승세가 9월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 소재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인원이 차지 않아 9·10월은 일본 단체 여행을 짜지 못했다"고 했다. 일본행을 단념한 중국인들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스리랑카 등으로 행선지를 바꾸고 있다.
이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수 배출은 계속되기 때문에 "언제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단체 여행 상품이 구성 단계부터 고전하는 곳은 베이징뿐만 아니라 랴오닝성 등 지방도 마찬가지다.
다롄에 거주하며 지금까지 두 차례 일본을 방문했다는 한 회사원(34)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이 아무리 안전하다는 데이터를 제시해도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피할 수 있는 리스크는 가능한 피하고 싶다"며 "다음에 외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관계자별로 전망이 갈렸다. 아사히는 "연내에는 어렵다"는 의견부터 '1년 이상', '수년 후'까지 다양한 견해가 나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가 안 좋은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베이징 여행사 직원은 "일본을 좋아하는 부유층이 일정 수 있어 개인 관광객 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일본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모두 215만6900여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85.6%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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