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로 추가 보복?…관영지 "美 경고를 들으라" 위협 수위 높여

"美, 원자재 수출 中 경고 들어야…中, 공급망서 밀리지 않을 것"
"中, 환경 희생해 희토류 공급…돌아온 건 美 주도 반도체 전쟁"

중국 바얀오보 광산에서 2011년 7월 16일(현지시간) 채굴기계가 희토류를 채굴하기 위해 작동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중국이 반도체·태양광 패널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제한 조처를 예고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은 중국의 경고를 들으라"고 보도하며 중국의 추가 조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체는 중국 당국이 희토류를 보복 카드로 꺼내들 가능성을 암시했다.

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동맹국들은 주요 원자재 수출에 대한 중국의 경고를 들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동맹국들에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에 협력하라고 압박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중국의 움직임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이 수동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경고에 가까울 수 있다"고 적었다.

앞서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을 수출하기 위해선 상무부를 거쳐 국무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최근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對)중국 반도체 및 첨단기술 규제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가 이 같은 조처를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반도체 생산 설비를 선적할 때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새로운 조처를 발표했다.

매체는 "일부 서방 언론은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따른 보복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중국의 이번 조처가 반드시 관련 품목의 수출 금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중국은 수출 통제법의 규정에 따라 해당 품목이 중국의 국가 안보와 이익을 저해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 사용될 경우 수출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매체는 희토류를 언급하며 희토류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를 시사했다.

매체는 "중국은 반도체와 같은 글로벌 전략적 신흥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환경을 희생하면서 주요 희토류를 공급해 왔다"며 "그러나 미국 주도의 반도체 전쟁으로 인해 중국은 반도체와 재료 기술 공급을 중단했고, 이는 공급망, 희토류 자원 및 환경 보호 측면에서 중국의 이익을 명백히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부문의 대결 구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신호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디커플링(탈동조화)'에 편승해 온 사람들에게 희토류를 공급하는 데 더 신중해도 되는 것 아니냐. 중국은 기술 개발에 방해를 받으며 자국 광물 자원만 고갈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희토류 생산과 공급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은 이미 희토류를 압박 카드로 사용해 왔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희토류의 7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한 반면 미국에는 하나의 광산만 있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 열도에서 일본이 중국 어선을 억류하자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보복했다. 또 2020년에는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수출통제법을 시행해 자원을 무기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