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이사장 "한중일 3국 우호 증진 노력해야…발상 전환 필요"

中 관영 환구시보, 노재헌 이사장 기고문 게재
"3국 우호·화합 갈 길 멀어…지속 가능한 아시아 공동체 필요"

노재헌 상임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통사람들의시대 노태우 센터 설립 및 출판기념회'에서 센터 소개를 하고 있다. 2023.2.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한중일 3국 민간 교류를 강화하고 우호 증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난하며 양국 간 긴장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게재된 기고문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은 12일 환구시보에 발표한 기고문을 통해 "한중일 3국은 오랜 역사 속에서 때로는 친숙했고, 때로는 부침이 있었으나 어려움 속에서 역내 공동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래 한중일 3국 국민의 호감도가 계속 하락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재헌 이사장은 "3국 국민의 호감도가 크게 떨어진 이유는 인적 왕래가 급감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며 "얼굴을 맞대지 못해 작은 오해가 신뢰의 위기로 비화될 수 있고, 쌓인 갈등이 제 때 풀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노 이사장은 "전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는 여러 국가의 배타주의와 민족주의가 대두됐고, 편향된 정보가 여러 국가의 인터넷 알고리즘과 중첩되고 확산돼 청년층 간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됐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후 양국(중국, 일본)을 다시 방문했으나 낯설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는 "3국 모두 양자 관계를 '정상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선 한국 정부가 일본 과의 양자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한중 관계 복원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의 부정적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새로운 변화가 아직 형성되지 않으면서 3국 간 우호와 화합의 길은 여전히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노 이사장은 "한중일 3국 관계는 몇 개의 양자 관계를 합친 것이 아니며 한중, 중일, 한일 양자관계를 뛰어넘어 동아시아는 물론 아시아 전체의 다자관계라는 넓은 시각에서 동아시아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모색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한중일 3국 관계를 재건해야 하며 이는 현재 만연해있는 인식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110년전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쓴 '동양평화론'에서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동양평화회의 설립 등 방법을 제시한 것을 거론하며 "지금으로선 한중일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매우 전향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일 3국이 아시아 공통가치를 추구하는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은 문화협력에서 출발할 수 있다"며 "한류의 세계적인 인기에서 알 수 있듯, 세계 문화의 중심은 더이상 서양만이 갖고 있는 특색있는 것이 아니고, 아시아 문화 부흥의 시대가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노 이사장은 "한중일 3국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협력을 통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더 깊은 협력을 위한 정책 및 산업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젊은층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유럽이 EU를 통해 성공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구축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중일 3국이 아시아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은 언젠가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