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前 대만총통 방문에 中관영지 "양안 긴장 완화·교류 강화 의미"

내년 대만 총통 선거 앞두고 中과 '하나의 중국' 메시지 보여줘
젊은 세대와 적극 소통 통해 미래 지향적 양안 관계 기대도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27일 중국을 방문하기 전 공항에서 언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03.27/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대만의 전·현직 정상급 인물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1949년 국공내전 이후 74년 만에 처음으로,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그의 이번 방중의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글로벌타임스는 전날부터 시작된 마 전 총통의 방중 소식을 전하며 그가 내달 7일까지로 예정된 이번 방문 기간 난징과 우한, 창사, 충칭, 상하이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마 전 총통의 이번 방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깊은 역사와 정치, 문화적 유대와 더불어 ‘하나의 중국’ 메시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긴장을 완화하고 교류를 강화하는 데 특별한 의미를 둔 것으로 본다고도 부연했다.

이로써 마 전 총통은 장제스가 이끌던 국민당이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해 대만으로 들어간 후 중국을 방문한 첫 대만의 전직 최고지도자가 됐다.

특히 이번 마 전 총통의 방중 일정에는 1949년 대만섬으로 패퇴하기 전 국민당 정권의 연고지였던 곳들이 다수 포함돼 그 의미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5년 11월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 마잉주가 이끈 대만, 中과 역대 가장 가까워…中의 속셈은

난징은 제스 정권의 옛 수도이자 국부 쑨원의 묘가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큰 도시다. 마 전 총통은 난징에서 쑨원의 옛 거주지, 중국 근대사 유적지 박물관, 난징 대학살 기념관을 방문한 뒤 우한으로 이동한다.

우한에서는 1911년 신해혁명 기념관을 방문하고 우한대학교 학생들과 토론한다. 창사 방문 중에는 마 전 총통 가문의 근거지인 샹탄을 찾아 조상을 위한 제사를 지낸다. 충칭에서는 항일전쟁유적 박물관, 장제스의 비서실장 격이었던 장즈중 묘지를 찾은 뒤 상하이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마 전 총통 측은 베이징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고위급 인사와의 회담 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고 전했다.

마 전 총통은 대만을 집권하던 8년간 양안 관계를 역대 가장 가깝게 이끌었다. 집권 말기였던 2015년 11월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주석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양안 정상회담을 열기도 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속에 퇴임, 후임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가까이 하고 대만의 자치권 옹호에 주력하면서 양안 관계는 악화됐다.

지난해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인해 양안 관계는 극으로 치닫기도 했다.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27일 (현지시간) 국공내전 종료 이후 74년 만에 대만 전·현직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타오위안 공항에서 탑승 전에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젊은 세대와의 적극 소통으로 '미래적' 양안 관계 기대

국민당은 현재의 양안 관계를 고려, 중국과의 소통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마 전 총통은 이번 방중 기간 대학생들과의 적극적인 교류 행보도 예정돼있는데, 중국과 대만의 미래 관계에 대한 발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입장에서 역시 내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이번 양안 관계에 대한 우호적인 마 전 총통의 방중을 통해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키워나가는 분위기다.

왕잉진 런민대 양안관계연구센터 소장은 마 전 총통의 중국 방문은 역사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항상 대만의 젊은 층들이 중국에 적극적으로 통합되고 국가적인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중국과 대만이) 손을 잡는 것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중으로 양안 간의 역사를 계승하고 미래의 유대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차이 총통 소속인 민진당은 대만 국민들만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며, 여전히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이다.

왕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등 영향으로 양안의 교류는 3년 간 사실상 중단됐었다면서, 이번 마 전 총통의 방중으로 양안의 협력 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마 전 총통의 이번 방중은 차이 총통이 중남미에 남아 있는 대만의 외교 수립국들을 방문하기 위해 열흘 간의 외교 순방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이뤄졌다.

차이 총통은 이번 순방길에 대만의 최대 비공식 파트너이자 무기 공급업체인 미국을 경유하게 될 예정이다.

온두라스는 마 전 총통의 방중 전날 중국과 공식 수교하기로 밝히면서, 대만과의 단교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도 중국이 대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이번 마 전 총통의 방중이 내년 1월 열릴 대만의 새 총통 선거를 앞두고도 큰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왕젠민 양안 관계 수석전문가는 이번 마 전 총통의 방중은 양안 관계 발전에 대한 그의 강력한 의지와, 중국의 지지를 보여준다며 그의 방중에 대한 의미를 분석했다.

rea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