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EU 수장에게 코로나 시위 '불평'…방역 규제 완화 시사(종합)
시진핑 "오미크론 덜 치명적…코로나시위 주체는 대부분 어린 학생들"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대유행 3년 만에 고강도 방역 대책에서 벗어나 봉쇄 규정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수도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에서 "현재 중국에서 확산 중인 오미크론은 이전 델타에 비해 훨씬 덜 치명적"이라며 "이는 우리가 일부 지역에서 이미 본 것보다 더 많이 규제를 개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시 주석에게 "백신 사용을 촉구하고 중국의 대책과 정부 대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EU 고위 관리는 밝혔다.
그러자 시 주석은 이에 "코로나19 이후 3년 동안 사람들이 좌절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며 시위를 주로 "대학생이나 청소년이 주를 이뤘다"고 EU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근 거센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에 직면한 중국 정부는 엄격한 방역 정책을 완화할 조짐을 보인다.
지난 30일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인 쑨춘란 중국 과학기술문화 담당 부총리가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덜 치명적이고, 많은 사람이 예방 접종을 받은 데다, 코로나 예방에 대한 우리의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코로나와 전쟁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해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를 시사했다.
중국 우한대 소속 연구팀도 오미크론 병원성이 이전 변이들보다 인간 폐세포(Calu-3)를 감염시키는 능력이 약하며, 오미크론의 세포 복제력이 원균주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일부 완화해 확진자가 집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증상 경중에 상관없이 정부 검역소로 보내져 격리된다.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 완화 조짐에도 여전히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가 산발적으로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30일 밤 올라온 소셜미디어(SNS) 영상에서 중국 후베이성 이청시의 한 학교 밖에서 수십 명이 유해 물질을 뒤집어쓴 채 방역 당국 요원과 충돌하는 장면이 담겼다.
게시물 작성자는 동영상 속 사람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격리 시설로 옮겨진 학생들의 부모들이라고 주장했다.
2일 베이징 차오양 지역의 일부 관리들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더 이상 중앙 검역소로 옮겨져 격리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광둥성 둥광시 당국도 전날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들에게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선전시 또한 이와 유사한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쓰촨성 청두도 주민들이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 입장 시 PCR 음성 결과 대신에 녹색 건강 코드를 제시하면 된다고 밝혔다.
베이징 또한 2일 도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PCR 음성 결과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전날 베이징 보건당국은 병원들에 48시간 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진료를 거부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앞서 지난 1월 중국 시안시의 한 임산부는 PCR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당해 유산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지난 24일 제로코로나 시위의 도화선이 된 화재 사건이 발생한 우루무치도 이날 슈퍼마켓, 호텔, 식당, 스키 리조트 등을 점차 재개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루무치는 지난 8월 초부터 일부 지역이 봉쇄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누적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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