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쿤밍 테러 생포 용의자 '16세 앳된 소녀'…이럴수가?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쿤밍 기차역 테러 용의자 중 한 명. 사진 출처 웨이보. © 뉴스1

</figure>중국판 '9.11'로 불리는 쿤밍기차역 테러 현장에서 생포된 용의자가 아직 앳된 16세 소녀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은 3일 테러사건에 대한 초동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테러범들의 사진을 제공했다. 웨이보 등을 통해 빠르게 사진을 본 중국인들은 경악했다.

지난 1일 밤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의 모습은 잔인하고 참혹한 테러를 벌였다고 도저히 믿기 힘든 앳된 소녀였기 때문이다.

홍콩 동방조보는 4일 쿤밍 기차역 테러 용의자 8명 가운데 여성 2명이 포함됐으며 이 중 한명은 16~7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소녀의 이름 등 정확한 신원은 더 이상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여성 1명은 현장에서 사살된 4명중에 포함된 것으로 사진에 나타났다.

숨진 여인은 검은 복장을 걸치고 있어 '블랙 위도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블랙위도우는 원래 체첸 등지에서 숨진 남편의 복수를 위해 투쟁하는 이슬람 과부를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이제는 자폭테러를 서슴치 않는 이슬람 여전사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동방조보는 여성이 포함된 테러 조직은 손에 쥔 길이 1m의 장검을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며 이는 신장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다원화되는 것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또 테러 조직에 포함된 여성의 경우 이를 이용해 단독 혹은 집단적으로 범죄를 벌이고 있으며 이는 막을래야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중국 안보 당국은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 24일 신장 아커수 지역에서 테러를 일으킨 용의자중에도 여성 1명이 포함됐으며 지난해 10월 28일 중국 중심부인 베이징 톈안먼에서 벌어진 차량 폭탄 테러 범인 중 여성은 2명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신장 독립을 위해 테러를 일으키는 여성들을 러시아로 부터 분리 독립을 목표로 활동하는 무슬림 여성 테러범인 '블랙 위도우'에 견주기도 했다.

대만 연합보는 "최근 테러 사건에는 부녀자가 가담하곤 한다"며 "이는 80년대부터 해외 이슬람 종파가 중국에서 포교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많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신장 반테러 기관 한 관계자는 중국 환구시보에 "테러 집단은 더이상 성별의 구별이 없다"며 "그들이 반인류적인 테러를 일으키기만 한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내 여성 테러 요원과 해외 테러 조직 내 여성에 대해 "체첸의 '블랙 위도우'든 탈레반의 여성 테러리스트든 그들은 명확한 정치적 목적과 동기를 갖고 있다"며 "이들은 가정 혹은 가족 내 남성의 영향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으며 남성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기 때문에 스스로 독립적인 사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앳된 얼굴을 한 용의자의 얼굴이 공개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천사의 얼굴을 하고 악마의 마음을 가졌다", "한 눈에 봐도 수려한 용모를 가진 여성들이 도대체 어떻게 칼을 들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휘두를 수 있었을까"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