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망자 10만 이상…집단무덤으로 드러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학살

구금 시설 있던 곳에서 대규모 집단 무덤 2곳 발견돼
국가 운영 '죽음의 조직'에 의해 실종되거나 사망…'국가적 테러'

17일(현지시간) 시리아 나자에서 반군 전투원들이 알아사드 정권의 집단 무덤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4.12.1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시리아에서 대규모 집단 무덤 두 곳이 17일(현지시간) 발견됐다. 반군에 의해 축출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의해 고문받거나 살해당한 이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집단 무덤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40㎞가량 떨어진 쿠타이파에 있다. 이곳은 구금 시설이 있던 지역이기도 하다.

스티븐 랩 전쟁범죄 담당 미국 대사는 집단 무덤 현장을 방문한 후 아사드 정권에서 2013년 이후에만 10만 명 이상이 국가가 운영하는 '죽음의 조직'에 의해 실종되거나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무덤의 규모와 직접 목격한 것을 고려할 때 "이런 숫자에 대해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며 "나치 이후 이런 일은 정말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가적 테러 체계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이어 아사드 정권의 조직적 살인에는 "거리와 집에서 사람들이 모습을 감추게 한 비밀경찰부터 직접 굶겨 죽이고 고문한 간수와 심문관, 시신을 숨긴 트럭 운전사와 불도저 기사까지 수천 명이" 관여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집단 무덤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압 칼리드는 "무덤이 조직적으로 준비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트럭이 화물을 내려 놓고 떠나는 식이었다. 보안 차량이 함께 있었고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으며 가까이 접근한 사람은 함께 (무덤 속으로) 내려가야 했다"고 말했다.

헤이그 국제 실종자 위원회는 이 2곳 외에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집단 무덤이 66곳 더 있을 수 있다는 자료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실종 신고된 사람만 15만7000여 명에 달한다.

아사드 정권은 반정부 시위 진압이 전면전으로 치달은 2011년 이후 수십만 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사드와 2000년에 사망한 그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는 시리아 교도소 내에서 대량 처형 및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등 초법적 살인으로 인권 단체와 정부로부터 오랫동안 비판받아 왔다. 이 부자는 53년이나 독재 정치를 이어갔다.

실제로 아사드 전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을 통해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 600만 명이 살해됐다는 증거는 없다"며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한 바 있다. 현재 그는 반군을 피해 러시아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