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시리아 영토 장기 점령 시사…"이스라엘 안보 위한 결정"
이스라엘, 골란고원 완충지대 넘어 헤르몬산 점령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몰락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영토를 장기 점령하겠다고 시사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점령지 골란고원 내 시리아 영토인 헤르몬산 정상에 올라 이곳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합의가 마련될 때까지" 주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최근 몇 주간 시리아에서 벌어진 극적인 사건으로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헤르몬산에서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과 군 장성들과 이스라엘군의 배치를 검토하고 향후 지침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도 시리아 반군이 "온건함을 내세우지만 가장 극단적인 이슬람 분파에 속한다"라며 "헤르몬산에 장기 주둔할 가능성에 완전히 대비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는 시리아 반군의 주축 세력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겨냥한 발언이다. HTS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을 전신으로 하는 단체다.
2016년에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하며 온건적인 행보를 보여 왔지만 미국 등은 여전히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시리아 반군이 지난 8일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해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자 시리아 영토 내 골란고원 완충지대를 점령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다마스쿠스가 내려다보이는 헤르몬산에도 병력을 배치했다.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 진입한 것은 1974년 이후 50년 만이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점령한 곳이다. 시리아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이 지역을 탈환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시리아는 이스라엘과 휴전 협정을 맺고 이곳에 완충지대를 설정했고, 유엔감시군(UNDOF)이 주둔해 왔다.
이스라엘은 1981년에 골란고원을 자국 영토로 병합하고 약 80%를 실효 지배 중이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시리아 영토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르몬산 점령을 두고 시리아의 혼란 속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와 주변국은 시리아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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