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수도 다마스쿠스 점령…"알 아사드 대통령 도주"(종합)
"어두운 시대 끝나고 새 시대 시작…모든 군대, 공공기관 접근 금지"
백악관 "시리아 상황 주시"…트럼프 "시리아에 관여하지마"
- 이창규 기자,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권영미 기자 = 시리아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독재정치가 끝나게 됐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도망쳤다"며 "다마스쿠스의 자유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반군은 "집권 바스당(Baath)의 통치 아래 50년간의 억압과 13년간의 범죄, 폭정, 강제 이주 끝에 우리는 오늘 이 어두운 시대가 끝나고 시리아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반군을 이끌고 있는 햐아트흐리르알샴(HTS)의 지도자 아부 모하마드 알 졸라니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다마스쿠스의 모든 군대가 공공기관에 접근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며 "공중으로 발포하는 것도 금지되며 공식적으로 인계될 때까지 (공공 기관은) 총리의 감독하에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하마드 가지 알 잘랄리 시리아 총리는 반군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이 나라(시리아)는 이웃 및 세계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시리아 국민이 선택한 지도부에 달려 있으며 우리는 지도부와 협력하고 가능한 모든 시설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반군이 수도를 점령한 후에도 자택에 남아 통치의 연속성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수십 년 동안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해 온 이란도 시리아에서 군 지휘관과 병력, 일부 외교관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하면서 발을 빼고 있다.
이란 관계자 3명과 이란 분석가 2명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시리아 반군의 진지 확보 속도와 시리아 정부군이 기지를 포기하는 속도에 충격을 받았다.
또한 이란 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는 알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사적으로는 반군이 점점 많은 영토를 장악하면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었다고 NYT는 전했다.
시리아 반군은 지난 1일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장악한 뒤 하마와 홈스를 차례로 점령한 뒤 결국 다마스쿠스까지 차지했다.
반군은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기 전 다마스쿠스 북쪽의 사이드나야(Saydnaya) 교도소를 장악하기도 했다.
반군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시리아 국민들에게 포로를 해방시키고 그들의 사슬을 풀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사이드나야 교도소의 폭정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사이드나야 교도소는 지난 2017년 국제 앰네스티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인간 도살장'이라 불리며 악명이 높았다.
지난해 7월에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보고서를 통해 사이드나야를 포함한 시리아 구금 시설에서 강제 이주를 포함한 고문과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대우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리아 반군의 다마스쿠스 점령을 '특별한 사건'이라 평가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팀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지역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리아는 엉망이지만 우리의 우방은 아니며 미국은 시리아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이건 우리의 싸움이 아니다. 그냥 내버려둬라. 관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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