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격화하는 시리아 내전…누가 어디를 통치하고 있나[딥포커스]

알레포 장악한 반군…영토 대부분은 정부 손에
'IS 격퇴' 쿠르드 25% 점령…친튀르키예 세력도

2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북부 이들리에서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공습에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024.12.02/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2020년 이후 소강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거침없는 공세로 다시 격화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주도 반군 세력은 지난달 27일부터 파죽지세로 진격해 3일 만에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장악했다.

반군이 2016년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에 밀려 알레포에서 철수한 지 8년 만이다.

평화적 민주화 시위에서 시작된 이후 '이슬람국가'(IS)의 출현, 러시아와 이란, 미국 등 강대국의 개입으로 장기화한 시리아 내전은 이제 반군의 역습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13년째 이어진 내전에서 어떤 세력이 어디를 통치하고 있는지 정리해 봤다.

30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이 8년 만에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를 재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알레포 장악 후 알레포대학교 앞에서 사진을 찍는 반군의 모습. 2024.11.30/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시리아 서북부 손에 넣은 HTS

시리아 반군 세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HTS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 누스라 전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알누스라 전선은 2016년 HTS로 이름을 바꾸고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했지만 미국은 HTS를 여전히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린 상태다.

HTS는 그동안 시리아 서북부 지역에서 군대를 정비하며 군사력을 비축해 오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해 온 러시아와 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각각 전쟁에 휘말린 틈을 타 지난달 27일 정부군을 공격했다.

이후 HTS는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를 대부분 장악하고 알레포 남부 이들리브와 중부 하마 지역으로 밀고 들어가 정부군을 몰아냈다.

현재 HTS는 이들리브주 대부분과 인근 알레포, 하마, 라타키아주 일부 등 시리아 서북부를 장악하고 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시리아 대부분 장악한 정부

시리아 정부는 내전 발발 초기 반군과 쿠르드족 무장 세력, IS 등에 밀려 시리아 영토 대부분을 빼앗겼다.

그러다 아사드 정권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지원에 힘입어 반격을 개시해 영토를 점차 되찾았다.

2015년 9월부터는 러시아의 공습 지원으로 승기를 잡았고 결국 2016년 12월 반군이 장악했던 알레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최근 HTS에 다시 알레포를 빼앗겼지만 여전히 시리아 중부 홈스와 타르투스, 라타키아, 다마스쿠스주 등을 장악 중이다.

하마주 대부분과 라카주, 데이르에조르주 일부도 아직 정부의 통제하에 있다.

2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주도 반군 세력이 알레포를 장악한 후 순찰을 돌고 있다. 2024.12.02/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영토 25% 점령 중인 쿠르드족

현재 시리아의 동북부 지역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이 점령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에 흩어져 거주하는 민족으로, 시리아에서 미군과 함께 동맹을 맺고 2015년에 SDF를 결성해 IS 소탕에 앞장섰다.

이후 2019년에는 시리아 영토에서 IS를 완전히 내쫓으면서 시리아 동북부를 대부분 장악했다.

현재 SDF는 정부군 다음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하며 과거 IS의 거점이었던 도시 라카와 인근 데이르에조르주, 알레포주 일부 등 시리아 영토의 약 4분의 1을 점령하고 있다.

SDF 점령지 일부에는 IS 격퇴와 이란 세력 견제를 위해 미군도 주둔 중이다.

전 알카에다계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소속 무장대원들이 16일 메카 성지 순례를 끝내는 이드 알 아드하 휴일을 맞아 이들리브 경기 운동장에서 열린 아침 기도회에 참석해 있다. 이들리브 지역은 아사드 정부에 맞서 싸우던 시리아 반군 조직들이 유일하게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2024.06.16 ⓒ AFP=뉴스1 ⓒ News1 김성식기자

◇쿠르드족 견제하는 튀르키예

튀르키예 정부는 시리아 내 쿠르드 단체들이 테러단체로 지정된 쿠르드노동당(PKK)과 연계됐다는 이유로 이들을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여겨 공격을 계속해 왔다.

특히 튀르키예는 2016년부터 시리아 북부 국경지대에서 쿠르드족 세력을 추방하기 위해 지상 작전을 직접 펼치거나 반군 단체 일부를 지원해 공격을 유도했다.

현재 친튀르키예 세력은 알레포주 자라루스에서 아프린에 이르는 국경지대 일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하사케주의 라스 알아인에서 라카주의 탈아비아드까지 약 120㎞의 접경지도 통제하고 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