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중심부 기지 건설, 위성에 딱 걸렸다…장기 통제 우려

NYT, 가자 중앙 가로지르는 '넷자림 회랑' 일대 위성 사진 분석
이스라엘군, 1967년 전쟁 후에도 가자지구서 정착촌 건설 및 군사 통제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와 남부를 나누는 넷자림 회랑 일대 지역을 정리하기 전(위)과 후를 비교한 위성 사진. 위는 2023년 10월 6일, 아래는 지난 8월 20일.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심부에 기지를 건설하는 정황이 포착되자 가자지구에서 장기적으로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위성 이미지와 영상 분석 결과 이스라엘군은 최근 몇 달간 가자지구 중심부에서 약 600채 이상의 건물을 철거하고 군사기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 초기부터 가자지구 중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넷자림 회랑(Netzarim Corridor)'의 6㎞ 길이의 도로를 점거했는데, 이는 전쟁이 진행되면서 약 46㎢의 영토로 점점 커졌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3개월간 이 지역 건물 약 600채를 철거했고, 통신탑과 방어 요새를 갖춘 기지를 빠르게 확장했다.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 지역에 최소 19개의 대규모 기지와 수십 개의 소규모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전쟁 초기에 건설됐지만 최근 들어 건설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지 중 12개는 지난 9월 이후 건설되거나 확장됐다.

NYT는 이러한 움직임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장기적으로 통제권을 행사할 준비를 하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가자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가자지구의 보안 통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구체적인 방법이나 형태에 대해선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기지가 그 목적에 부합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넷자림 회랑을 점령한다면 이스라엘은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가자지구 남부에 머물게 하면서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통제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에도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이곳에서 유대인 정착촌 및 군사 기지를 유지한 바 있다. 이후 2005년 이스라엘 군경과 유대인 정착촌은 가자지구에서 철수됐지만 여전히 이집트와 맞닿은 국경은 통제됐다.

일부 이스라엘 관리들은 군사적 통제에 이어 새로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직은 이에 대한 계획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상 점령 확대가 단순히 작전상의 이유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곳에 건설된 모든 것은 하루 안에 철거될 수 있다"며 장기 통제 우려를 일축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