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알레포 절반 장악"…사실상 도시 봉쇄
HTS, 시리아 북서부 공격 사흘 만에 알레포 장악
러시아, 동맹 아사드 정권에 72시간 내 군장비 지원
- 권진영 기자,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김지완 기자 = 시리아 반군이 "알레포시(市)의 절반"을 장악했다고 AFP통신이 시리아인권관측소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군이 시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알레포 땅을 밟은 것은 2016년 정부군이 이곳을 탈환한 이래 처음이다.
라미 압델 라흐만 관측소장은 "알레포시 절반이 현재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과 연합군의 통제하에 있다"며 "정부군이 철수하면서 단 한 발의 총성도 울리지 않았고 전투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HTS는 시리아 반군 세력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조직으로 꼽힌다. 전신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전선으로, 지난 27일부터 시리아 북서부에서 정부군과 무력 충돌을 일으켰다.
시리아군은 "대규모 공격"에 직면해 "다양한 전선의 모든 위치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지역의 여러 주민은 정부군이 알레포 서부의 여러 동네에서 철수했다고 CNN에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부군은 알레포에서 "안전한 철수" 명령을 따르라는 명령에 따라 알레포시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폐쇄했고, 이에 따라 도시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시리아의 핵심 동맹국 러시아는 반군을 저지하기 위해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명의 군사 소식통은 앞으로 72시간 내 러시아의 장비가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전날 "러시아는 반군의 공격을 시리아에 대한 주권 침해로 간주한다"고 했다.
반군이 공격을 시작한 지 단 사흘 만에 빠르게 알레포를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자이시 알 이자 반군 여단의 무스타파 압둘 자베르 사령관은 알레포 전역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병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시리아와 긴장 고조에 대해 논의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군을 "재활성화"했다고 비난했으며, 이란이 시리아 정부와 군대를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반군을 지원하는 튀르키예가 공습에 청신호는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튀르키예 외무부는 전날 "튀르키예는 이 지역의 불안정 심화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최근 공격이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를 훼손했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카든 유엔 시리아 위기 지역 인도주의 담당 부조정관은 "우리는 시리아 북서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지난 3일 동안 끊임없는 공격으로 8살 아동을 포함해 최소 27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발발한 이래 10년 넘게 진행 중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2015년 전쟁에 개입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으며 반군 외에 미국이 지원하는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 등 여러 무장 세력이 뒤섞여 전투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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