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헤즈볼라, 13개월 전쟁에 '마침표'…"핵심은 모니터링"[딥포커스]

60일간 잠정적 휴전…안보리 결의안 토대로 휴전안 마련
미국·프랑스, 휴전 이행 모니터링…이스라엘 공습 여부 두고 여전히 이견

25일(현지시간) 레바논 접경인 어퍼 갈릴리 상공에서 헤즈볼라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공군의 AH-64 아파치 헬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2024.11.2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미국의 중재 하에 휴전에 합의했다. 양측이 휴전 조건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가 불발됐던 만큼 휴전안에 담긴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소식을 전하면서 "내일(27일) 새벽 4시부터 레바논, 이스라엘 국경에서의 전투가 종료된다"고 말했다.

휴전안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휴전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간 병력을 철수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병력을 철수한다는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대신 레바논은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 33개 초소를 세우고 약 5000명의 레바논군(정부군)을 배치할 것이라고 레바논 보안 소식통은 말했다.

레바논의 고위 정치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이 첫 달 안에 철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휴전안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완충지대 설치 등이 담긴 지난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결의안 제1701호를 반영한 것이다.

결의안엔 △교전 행위 전면 중단 촉구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선 존중 △국경선과 레바논 리타니강 사이에 약 15마일의 완충지대 설치 △레바논 정부군 및 유엔평화유지군(UNFIL) 남부지역 배치 및 이스라엘 병력 철수 촉구 △UNFIL 1만 5000명으로 증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휴전안에서 휴전 이행의 '모니터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휴전 협정을 직접 감시해 위반할 경우 자위권을 발동해 레바논을 공습할 수 있다는 내용을 휴전안에 담길 원했고, 레바논은 주권 침해라며 강력히 반대해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레바논의 엘리아스 보우 사브 의회 부의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엔평화유지군과 레바논군 이스라엘군 간의 기존 3자 (휴전 이행) 매커니즘에 미국과 프랑스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에서 헤즈볼라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4.11.2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스라엘 관리와 서방 외교관도 이스라엘이 (휴전 이행) 위반 가능성을 감시 메커니즘에 통보하고 프랑스와 미국이 공동으로 위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은 프랑스와 다른 동맹국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에 이스라엘 및 레바논과 협력해 이 합의가 완전히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공습을 두고 이견이 나오고 있어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통신에 이번 합의를 협상한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국 중동 특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직접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며 이스라엘이 드론을 사용해 레바논의 지상 움직임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안보 내각 회의 후 TV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위반하거나 재무장을 시도하면 단호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식통은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은 해체될 것이나 철수 과정을 공개되지 않을 것이고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철수 시 무기를 가져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레바논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의 모니터링과 관련된 조항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주권 침해에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정치위원회의 마흐무드 카마티 부의장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적(이스라엘) 정부가 서명한 합의문을 검토한 후 우리가 밝힌 내용과 레바논 관리들이 합의한 내용이 일치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우리는 침략의 종식을 원하지만 레바논의 주권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