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휴전 승인한 네타냐후, 美 압박 먹힌 듯…바이든엔 '임기말 성과'
가자지구 종전에도 기대감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교전을 벌인 지 1년여 만에 휴전이 임박한 데는 퇴임까지 2달 남은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을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며 26일 이스라엘 내각이 이를 승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승인한 휴전 협정 초안에는 양측이 60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군을 철수하며 레바논군은 중화기를 리타니강 북쪽으로 옮기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CNN도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일부 관료들과 회의하면서 관련 내용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남쪽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헤즈볼라가 재무장하는 것을 막는 등 두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협상이 최종적으로 타결될 것이라고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1여년간의 전쟁 끝에 휴전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데는 미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스라엘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 휴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전했다.
이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마지막 몇 주 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으로 이스라엘을 처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휴전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미국은 그러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가자지구 종전을 퇴임 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휴전 협상 진전은 또 하나의 외교적 성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은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날에 외교적 승리를 의미한다"며 "이스라엘과 주요 적대국인 이란을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간 지역 갈등에서 한 전선에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휴전으로 가자지구에서도 종전을 끌어낼 여지가 생겼다. 이스라엘 관리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이것이 가자에서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종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마스가 원했던 것은 헤즈볼라와 다른 세력의 지원이었다. 일단 이 연결고리(하마스-헤즈볼라)를 끊으면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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