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인질 석방 1년…"사랑하는 이 두고 오는 것, 포로 생활보다 더 어려워"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일주일 간 인질-수감자 교환
휴전 중 이스라엘 인질 251명 중 105명 복귀…97명 억류 추정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지난해 11월 24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첫 휴전을 맺고 인질과 수감자들을 교환했다. 그 후 1년이 흘렀지만 더 이상의 휴전은 없었고, 억류된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로 귀환한 생존 인질들은 이른 시일 내 휴전과 남은 인질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인질 석방 1년을 맞아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스라엘인 인질들의 지난 1년 간의 삶을 조명했다.
TOI에 따르면 가브리엘라 라임베르그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니르 이츠하크 키부츠에서 딸 미아와 여동생 클라라 마르만, 남동생 페르난도 마르만, 클라라의 파트너 루이스 하르와 함께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혔다.
하마스는 지난해 11월 28일 이들 중 라임베르그와 미아, 클라라 등 여성 3명만 석방을 허용했다. 라임베르그는 하마스가 "우리 모두가 석방 명단에 올라와 있다고 하더니 우리 셋만 석방될 것이라 말했다"며 "페르난도와 루이스와 헤어지고 인질 석방이 계속되길 바랐던 게 불찰이었다"고 회상했다.
라임베르그는 "가자지구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포로가 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귀환한 지 약 2달이 지난 2월 12일, 루이스와 페르난도는 이스라엘군에 구출돼 집으로 돌아왔다.
라임베르그는 "60세 나이에 이런 트라우마를 겪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포로 생활은 "자유의 부재, 스스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상황, 언제라도 인생이 끝날 수 있다는 위협"이라고 묘사했다.
가자지구에서 복귀한 이후 라임베르그는 매주 토요일 밤 텔아비브에서 열리는 인질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그곳이 제가 있어야 할 곳인 것 같다"며 "포로 생활을 했던 어머니이자 여성으로서 다른 어머니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복귀는 오직 국가와 군인 덕분"이라며 "휴전 기간 동안 105명의 인질이 돌아왔다. 남은 인질들도 모두 한꺼번에 돌아올 것"이라고 희망을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 휴전 기간에는 가자지구로 잡혀간 인질 251명 가운데 105명이 돌아왔다. 이 기간 전후로 12명의 인질이 추가로 석방되거나 구출됐다. 이스라엘군은 인질 중 약 34명의 사망을 확인하고 시신을 수습했다. 약 97명은 여전히 억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 생존자들과 이들의 친인척들을 대표하는 비정부 단체 '인질 가족 포럼(Hostage Families Forum)'은 전날인 24일 텔아비브의 본부에 모여 빠른 휴전 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간차 석방은 모든 인질이 석방되기 전 무산될 것을 우려하며 남아있는 모든 인질을 한꺼번에 석방하는 협상안을 강조했다.
인질 가족들의 촉구에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협상은 여전히 안개 속을 걷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서 가자지구 휴전을 진행해 온 카타르는 지난 9일 "당사자들이 전쟁과 가자지구의 처참한 인도주의적 상황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고통을 끝내려는 의지와 진지함을 보일 때 파트너들과 함께 중재 노력을 재개할 것"이라며 중재 중단을 통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적극적인 휴전 협상을 추진하는 대신 지난 19일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인질을 구출할 시 한 명당 500만 달러(약 69억6660만 원)의 포상금을 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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