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네타냐후에 체포영장 발부…국외 활동 등 여파는[딥포커스]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군사조직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 등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가자지구 전쟁 당사자 양측 모두에게 책임을 묻는 조처로, 이번 영장 발부가 가져올 파장에 주목된다.

ICC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두 사람(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8일부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날인 올해 5월 20일까지 반인륜 범죄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만장일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ICC가 한 터무니없는 거짓된 행위를 이스라엘은 거부한다"며 "이스라엘 국민 옹호를 위해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CC는 또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 총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의 체포영장도 발부했다. 데이프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하마스 측에서는 그의 사망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다.

ICC는 124개 당사국을 대상으로 구속영장 대상이 되는 개인이 자국의 영토에 발을 들일 경우 체포 및 인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ICC로부터 체포 및 인도청구서를 송부받은 당사국은 ICC 규정과 자국 국내법상의 절차에 따라 체포 및 인도청구를 이행할 의무 부담이 있는 것이다.

ICC로부터 체포 및 인도 청구가 없는 경우엔 인터폴과의 공조를 통해 입국 심사 때 혐의자 색출 및 강제 출국 조치도 가능하다.

다만 ICC 당사국이자 이스라엘의 우방국인 독일과 영국 등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 의무를 위반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국제형사재판소 규정에 대한 서명을 2005년 철회했다.

ICC가 네타냐후 총리를 대상으로 신청한 체포영장은 상징적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국제적 기피인물 명단에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 푸틴은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어린이 강제이주 등 전쟁범죄 혐의로 ICC로부터 체포영장 발부받은 뒤 국제 행사 참석을 자제해 왔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의 국외 활동범위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조사 또는 기소를 1년 동안 일시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고, 영장이 발부된 국가나 인물이 법원의 관할권 또는 사건 수용 가능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한편 ICC는 지난 1998년 로마 규정에 따라 설립된 상설 기구로 집단살해,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와 침략범죄 등에 관할권을 행사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ICC는 개인만 처벌하며 국가의 책임은 묻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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