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에 기세등등 이스라엘 "정착촌 병합·이란 핵시설 공격"(상보)

이스라엘 국방 "이란 핵 시설 공격 노출…중요 목표 달성 기회"
이스라엘 재무 "2025년 정착촌 주권 적용할 때…트럼프 승리는 중요한 기회"

이스라엘 카츠 신임 이스라엘 국방장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과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주 열린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압박에 날개가 달린 분위기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신임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구 트위터)에 "이란의 핵 시설이 어느 때보다 공격에 더 노출되어 있다"며 "우리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무력화하고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비난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협력을 지속해 왔다. 또한 올해 들어 이스라엘과 이란은 두 차례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은 격화됐다.

이란은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 영사부 건물을 폭격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했고, 지난달 26일엔 이스라엘이 같은 달 초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군사 시설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당시에도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습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국제사회의 만류에 핵 시설 공습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2025년은 유대와 사마리아 주권의 해가 될 것"이라며 "국방부와 민정기관의 정착촌 담당자들에게 (서안지구 정착촌에 대한) 주권 적용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대와 사마리아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놀랍고 압도적인 승리"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이스라엘에 중요한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유대 및 사마리아 정착촌에 대한 주권을 적용하기 직전이었다"며 "이제 실행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의 주권 국가 요구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 후 서안지구를 점령했으나 1993년 오슬로 협정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일부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정착촌들이 늘어나면서 양측 간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서안지구 내 정착촌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극우 정부는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이란과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는 배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재임 당시 '이란 핵협정'(JCPOA)을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1월 취임한 후에도 이란과 이스라엘에 대해 비슷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전략담당 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정책으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가 3.5%에서 60%로 높아졌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압박 정책을 경계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도 사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제적 정당성과 두 국가 해법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우리 국민에 대한 박멸과 이주 전쟁의 연장"이라고 비난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