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으로 이란 대학 캠퍼스 활보한 여성 체포…'히잡 미착용 시위'

"히잡 강요하는 보안요원에 항의하다 옷 벗어"
폭행 후 옷 찢겼다는 주장도…"체포 후 정신병원으로 이송"

이란의 이슬람아자드대학 과학연구캠퍼스에서 한 여성이 속옷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출처=엑스 갈무리>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란의 대학 캠퍼스에서 속옷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던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SNS에는 한 여성이 속옷만 입은 채 거리를 걸어 다니는 영상이 유포됐다.

영상 속 장소는 이란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아자드대학의 과학연구캠퍼스로 알려졌다. 여성은 옷을 입지 않고 신발도 신지 않은 캠퍼스 곳곳을 걸어 다녔다. 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히잡도 쓰지 않은 채 머리카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다른 영상에서 도로가를 걷던 여성은 한 무리의 남성들에게 끌려 차에 태워졌다.

아자드대학과 연계된 파르히크테간 신문에 따르면 여성은 학교 보안요원들에게 잡혀 경찰에 넘겨진 후 정신 병원으로 이송됐다.

국제 인권 단체인 앰네스티에 따르면 여성은 히잡을 쓰라고 요구한 학교 보안 요원들과 물리적으로 대치했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옷을 벗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란 학생 단체인 아미르 카비르 뉴스레터는 여성이 보안요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안요원이 여성의 옷과 히잡을 찢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파르스통신은 보안 요원들이 여성을 잡은 이유는 히잡 의무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미르 마주브 아자드 대학 홍보책임자는 학생이 보안요원들에게 구타당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마주브는 "학생의 외설스러운 행동 후 대학 보안팀이 개입해 그를 경찰서로 데려갔다"고 전했다. 마주브는 "검사 결과 그 학생은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이란에서는 '히잡 미착용' 혐의로 체포됐다가 옥중에서 사망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복장 법 폐지와 인권 증진 및 사회 변혁을 요구하며 반(反)정부 시위를 이어갔지만,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