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외부 공습받은 이란…내부에서 핵무장 목소리 커져

"핵 갖고 있었다면 이런 일 안 일어났다는 주장 제기돼"

이란의 핵 시설이 위치한 나탄즈의 위성 사진.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이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적국 전투기의 대규모 공습을 받자 내부에서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26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계기로 이란 내부 일각에서 이란의 억지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미국 퀸시연구소 트리타 파시 부소장은 CNN 인터뷰에서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시리아처럼 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이란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파시 부소장은 이런 배경에서 핵 프로그램 무기화에 찬성하는 소수의 견해가 힘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실제로 핵 억지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에 따르면 이란은 60% 농축한 우라늄을 165㎏ 비축하고 있다. 이를 무기화하려면 농축도를 9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이 우라늄을 무기 등급으로 농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핵무기를 신속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짧게 수 주면 가능하지만, 핵폭탄을 만들고 실험하는 과정은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지난 26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관련 시설이 타격을 입었을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핵 정책 전문가인 니콜 그라주스키는 "핵폭탄이라는 선택지가 지금 더 공공연하게 일상적으로 거론된다"고 발언했다.

이란이 핵폭탄을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는가에 상관없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한다면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파르시는 "이란에 더 매파적이었던 미국 대통령들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선호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언젠가 이란이 핵보유국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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