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공습 피해 규모 축소…군사 대응 없을 가능성"

"군사 대응 대신 서방에서 가능한 많은 외교적 자본 창출할 것"
이란의 핵 개발·대리활동 등 근본적 문제는 남아있다는 지적도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린 직후 테헤란의 모습.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의 지난 1일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2024.10.26.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공습으로 확전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외교적 실리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6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과장해서도 과소평가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이란 국민의 힘과 결의를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은 이란의 관리들에게 달려 있다"며 "관리들은 이란에 가장 도움이 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전문가 사남 바킬은 이란이 군사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바킬은 "이란은 이번 공격을 축소하고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중동 지역과 서방에서 가능한 한 많은 외교적 자본을 창출할 것"이라며 "미국 대선 이후에는 다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국내 (강경파의) 비판을 맞닥뜨릴 수도 있지만 고도로 제도화된 권위주의 국가는 필요하다면 내부 반대 의견을 탄압하는 것 정도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고난 이후 이란은 국영 방송을 통해 교통체증을 겪는 테헤란 도심이나 문 연 상점가, 등교하는 어린이 등의 모습들을 송출하며 일상에는 지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 몇시간 전 미국과 다른 중동, 유럽 국가에게 공격의 범위와 성격을 미리 알렸다. 연락을 받은 국가 중 일부는 이란에 이를 전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이 피해를 얼마나 잘 숨기는지와 상관없이 이는 이라크 전쟁 이후 이란 영토에 가해진 가장 큰 재래식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매튜 새빌은 이란의 대응이 "언뜻 보기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한판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란 핵프로그램의 발전이나 대이스라엘 위협 규모, 지역 내 대리활동,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인질 상태 등에 따라 마찰이 일어날 근본적인 원인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