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F-35, 이라크·시리아 방공망 파괴 뒤 이란 미사일 공장 타격"
테헤란, 예루살렘에서 약 1600㎞ 거리…요르단 영공은 피해
공격 몇시간 전 미국 등에 미리 통보…핵·원유시설은 공격 안해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스라엘이 감행한 '회개의 날'이라고 불리는 대(對)이란 보복 공격의 전개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간) 새벽 2시쯤 이스라엘 공군 병사들은 '핏'(pit)이라고 불리는 지하 벙커에서 하달된 명령에 따라 한 공군 기지에 위치한 약 100대의 전투기와 정찰기, 급유기에 올라탔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 않으며 이란 수도 테헤란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약 1600㎞ 떨어져 있다. 이에 이스라엘의 가장 최첨단 전투기로 레이더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첫 F-35 전투기 편대는 먼저 이라크와 시리아의 방공 포대를 파괴해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출격한 전투기들이 이란으로 향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했다.
이스라엘 전투기의 정확한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란에 대한 공격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요르단 영공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이스라엘군 고위 관리로 지금도 이스라엘군의 브리핑을 받는 아미르 아비브는 대부분 공격이 이란 영공 바깥에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란도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국경에서 70마일(약 113㎞) 이내로 떨어진 이라크 영공에서 공격해 왔다고 발표했다.
새벽 3시 30분쯤 이스라엘은 최소 3번의 공격 중 2번째 공격을 개시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을 올해에만 2번 공격하는데 사용된 크루즈 및 탄도미사일 생산에 투입되고 있는 이란 시설을 겨냥했다.
이스라엘이 타격한 시설 중 하나는 이란이 한때 핵무기 개발을 진행했던 파르친 군사 기지였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서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미사일의 고체 연료 시설 3곳을 포함한 4개의 건물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해가 뜨기 전 4시간 동안 이어진 작전을 종료하고 전투기들을 복귀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반면 이란은 군인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 피해'로 이어졌고 이란이 선택하는 시점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관리들은 다른 아랍 국가들에 이스라엘이 목표물을 매우 정확하게 타격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내각은 25일 유대교에서 안식일(샤바트)을 알리는 금요일 해가 진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한 회의에서 공격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공격 몇시간 전 미국과 다른 중동, 유럽 국가에게 공격의 범위와 성격을 미리 알렸다. 연락을 받은 국가 중 일부는 이란에 이를 전달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 계획을 알렸다. 오스틴 장관은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무장 단체의 보복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안심시켰다.
공격 대상이 될 경우 이란이 보복하겠다고 예고한 석유 및 핵시설은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에서 벗어났다. WSJ는 절제된 성격의 이번 공격이 대화가 지속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7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는 두 달 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란은 이번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공격에 대해 "과소평가되거나 과장돼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과의 정면충돌이 일단락되고 하마스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투에 집중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은퇴한 전직 이스라엘군 준장인 아사프 오리온은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하러)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막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이 절제된 것은 맞지만 이란과의 긴장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 대선까지 양측이 일단 (충돌을) 마무리하고 이후 상황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w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