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에 3차례 걸쳐 보복 공격…확전 기로 선 중동(종합2보)

이란 공격 있은 지 25일만…"오전 5시쯤 공습 종료"
백악관 "자위권 조치 일환"…이란 "비례적 대응 준비"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린 직후 테헤란의 모습.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의 지난 1일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2024.10.26.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워싱턴=뉴스1) 조소영 기자 류정민 특파원 =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1일 이란의 공격이 있은 지 25일 만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해보면 이번 공격은 3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이날 오전 5시쯤에 종료됐다.

100대 이상의 전투기와 무인기(드론)가 동원됐고 밤새 약 20곳이 타격됐다.

이란은 이에 이스라엘의 모든 공격에 비례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밝힘으로써 중동 지역은 또다시 '확전'이라는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시작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으로 중동 전선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정밀하고 표적화된 공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IDF는 "보복 공격이 완료됐고 임무가 완수됐다"며 "우리 비행기는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하마스·헤즈볼라 수장 등을 살해한 데 대한 책임을 물으며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아올렸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IDF는 이번 작전명은 '회개의 날'(Days of Repentance)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격의 목표물'은 올해 4월과 10월에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 활용된 방공포대와 탄도미사일 제조 시설 등 이란의 군사 시설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당초 이란 석유·핵시설에 대한 공습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으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한 만류 속 이란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고자 이러한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IDF는 이날 새벽 1차 공습 직후 성명을 통해 "이란 정권의 이스라엘에 대한 수개월간의 지속적인 공격에 대응해 관련 공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의 다른 모든 주권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그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이스라엘 국가와 국민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반관영 매체는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과 인근 카라지에서 새벽에 여러 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도 수도 주변에서 여러 차례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했다.

이후 또 테헤란과 남부 시라즈에서 폭발음이 들리면서 2차 공습이 진행됐다.

NYT에 인용된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란 동맹국들의 요격을 막기 위해 전투기들은 먼저 시리아와 이라크의 방공포대와 레이더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길을 확보한 전투기는 이란을 향해 날아가 석유·가스와 같은 에너지 인프라는 피하고 방공 시스템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두 번째 전투기가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생산 시설을 공격했다"고 부연했다.

2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테헤란의 모습.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의 지난 1일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2024.10.26.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이란 방공군은 IDF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이 테헤란, 쿠제스탄, 일람 등의 군사 중심지 일부를 공격했다"며 "이란의 통합 방공 시스템이 이런 공격을 성공적으로 요격하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지역에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은 모든 노선의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가 추후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정상 운영을 재개한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취하는 모든 조치에 대해 그에 비례하는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에 영상 성명을 통해 "이란 정권이 새로운 확전을 시작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면 우리도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 목표물 공격은 "자위권 행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 직전에 미국에 이를 사전 통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미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이번 공격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주자이자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또한 관련 브리핑을 받았으며, 백악관은 "그녀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는 백악관 고위 관리가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이 이전 이란의 공격과 대비해 "표적화됐고 비례적"이라며 민간인 피해 위험도 낮아 보인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직접적 공격 교환의 끝이 돼야 한다"며 "이란의 대응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은 올해 4월에도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바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한 일을 계기로 4월 13~14일 무인기(드론), 순항·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으로 보복 공격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같은 달 19일 이란 핵시설이 소재한 중부 이스파한에 재보복을 하고 나선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를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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