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보복 '군기지' 등 제한되면 재보복 안 할 가능성"

NYT, 익명 이란측 관리 4명 인용해 보도
"석유·핵 타격, 고위관리 암살 땐 재보복"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6월 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대통령 결선 투표 뒤 언론에 말하고 있다. 2024.06.28.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이란이 이스라엘의 보복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 보복이 군(軍)기지 등을 타격하는 정도로 제한적일 경우, 재보복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익명의 이란 측 관리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앞서 군에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군사 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수장 등을 살해한 데 대한 책임을 물으며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아올렸고,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이란 측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보복에 따른 대응은 "이스라엘 공격의 심각성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이스라엘의 공격이 광범위한 피해와 많은 사상자를 낸다면 이란은 재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석유·에너지 인프라, 핵 시설을 공격하거나 고위 관리들을 암살할 경우, 확실한 재보복으로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다만 이스라엘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을 보관하는 몇 개의 군사 기지와 창고로 공격을 제한한다면 이란은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이란 측의 재보복은 최대 1000발의 탄도미사일 포격을 비롯해 △이란이 주축인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의 '저항의 축'(하마스·헤즈볼라·예멘 후티 등) 역내 공격 확대 △중동 석유 수출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페르시아만 입구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방해 조치 등이 거론된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23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기간 중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을 경우, 우리의 대응은 비례적이고 계산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와 가까운 정치 분석가인 나세르 이마니는 NYT에 "이스라엘의 공격이 상징적·제한적일 경우, 이제 그만 공격의 핑퐁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란은 이스라엘과 대규모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이 지역에서 전쟁이 터져도 어떤 이득도 보지 못한다"고 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