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 이스라엘 공습에 주거단지 초토화…최소 6명 사상

베이루트 남부 최소 17차례 공격…"전쟁 시작 이래 가장 폭력적 공습"
지역 따라서는 사전 경고 발령하지 않고 공습 퍼붓기도…한달째 갈등 지속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4.10.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갈등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23일(현지시간) 밤,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해 한 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레바논 국영통신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최소 17차례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달 23일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 지역에서 가장 폭력적인 공습"이었다고 보도했다.

레이라키 교외에서는 건물 6채가 파손됐고, 이 중 한 주거 단지에만 4차례의 공습이 몰리며 "큰 화재를 일으켰다"고 NNA는 전했다.

이번 공습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과의 추가 확전을 피하라고 당부한 후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레이라키에는 아랍어로 대피 경고를 발령했지만, 베이루트 남부의 지나(Jnah) 지역에서는 사전 경고 없이 공습을 단행했다.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2024.10.2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항구 도시 티레(Tyre)에서는 건물 7채가 기울어지고 400채 이상의 아파트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해안가로 피신한 주민 라나는 AFP통신에 "도시 전체가 흔들렸다"고 말했다.

최근 이곳 주민 수만 명은 이미 도시를 떠났지만, 재난관리부 대변인은 BBC에 남부에서 이주한 피난민을 포함해 약 1만4000명이 여전히 티레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티레는 수도 베이루트에서 남쪽으로 80㎞가량 떨어져 있는 곳으로, 고대 페니키아의 주요 도시였다. 곳곳에 유적이 남아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로마 유적지에서도 불과 수백 미터 떨어져 있다. 유네스코 측은 이스라엘과의 분쟁이 티레 세계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저녁에는 친(親) 헤즈볼라 방송사 알마야딘이 베이루트에 있는 사무실이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공습이 헤즈볼라의 무기 저장 및 제조 시설, 지휘소를 표적으로 한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불길에 휩싸인 건물이 보인다. 2024.10.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후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헤즈볼라와도 꾸준히 교전을 반복해 왔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이스라엘은 이들의 지도부를 연쇄적으로 제거해 왔다.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알려진 하심 사피에딘도 이날 공습으로 숨졌다.

이스라엘은 이달 1일 이란이 감행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보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