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 던지는 신와르' 영상에 "폭력적인 겁쟁이"vs"용감한 순교자"

파괴된 건물 속 홀로 있는 신와르…"이스라엘, 승리 위해 영상 필요로 해"
"팔레스타인·아랍 세계에는 저항하는 영웅으로 인식될 것"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로 추정되는 남성이 파괴된 건물 소파에 앉아 있다. 2024.10.1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의 비참한 마지막을 알리려는 의도로 공개된 영상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최근 공개한 영상이 팔레스타인과 아랍 세계에서 신와르를 영웅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한 영상을 공개하며 파괴된 건물 안 소파에 홀로 앉아있는 영상 속 남성이 신와르라고 주장했다. 남성은 얼굴을 가린채 드론을 응시했고, 막대기를 던지면서 드론을 떨어뜨리려 시도했다.

이스라엘 전 인질 협상가 출신 중동 전문가 게르숀 배스킨은 이 영상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입장에서 서사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네타냐후는 그의 승리를 위해 이 영상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비디오를 공개함으로써 "신와르를 새로운 영웅, 최후의 투사로 굳건히 만들고 있다는 점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 영상이 공개된 직후 신와르를 대의를 위해 싸우다 죽은 순교자로 선언했다. 신와르와 하마스에 반대했던 팔레스타인인들 조차도 영상 속 신와르가 저항과 용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국민평의회의 무스타파 바르구티 대표는 영상 속 신와르가 아랍인들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반항한, 역사적 저항의 일부로 인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르구티는 "신와르는 (이스라엘의 의도와) 다른 이미지를 줬다"며 영상 속에서 "신와르는 네타냐후가 주장한 것처럼 땅굴 속에 숨거나 시민들을 인간 방패로 삼지 않았고, 인질들 뒤에 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이미지는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이스라엘의 점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그를 영웅처럼 보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와르의 사망 이후 이스라엘은 신와르와 그 가족들의 각종 영상을 공개하며 신와르 흠집 내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IDF 아랍어 대변인 아비차이 아드라이 중령은 지난해 10월 6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전 신와르와 그의 가족이 땅굴로 피신하는 영상에서 신와르의 아내가 3만 2000달러(약 44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들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