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민촌 은신 하마스 수장, 이스라엘 미숙련 훈련 부대에 '덜미'

이스라엘 '828비슬라흐 여단'…19세 군인들로 구성된 '미숙련 부대'
순찰 도중 발견한 테러리스트가 신와르…포격 후 DNA·지문으로 신원 확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의 17일 모습.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서부 탈알술탄의 한 건물에서 이스라엘군의 드론에 찍힌 모습이다. 2024.10.17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야히야 산와르를 사살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산와르를 추적해 왔으나 그를 사살한 것은 우연한 기회에 계획에도 없던 평범한 공격이었다.

특히 신와르을 사살한 부대가 이스라엘의 정예 부대도 아닌 보병 분대장 및 소대 부사관의 훈련을 담당하는 이스라엘의 828비슬라흐 여단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해당 부대는 19세 군인들로 구성된 부대로 전쟁이나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만 전투 부대로서 역할해 전투 숙련도가 다소 떨어진다.

가자지구 남쪽 라파에서 지난 5월부터 작전을 수행중인 162사단은 하마스 고위 간부가 역내에 인신중이라는 정보를 받아 지난 수주 동안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신와르의 사살 공격은 통상적으로 순찰을 돌던 162사단 소속 828비슬라흐 여단 450대대의 한 병사가 지난 16일 오전 10시쯤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서쪽에 있는 피난민촌 탈알술탄 지역의 한 건물에 수상한 인물이 드나드는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병사는 이 사실을 대대장에게 알렸고, 대대장은 해당 건물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2017년 2월 24일 가자 지구 라파의 모스크 개관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7일 (현지시간)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2024.10.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후 오후 3시쯤 해당 건물에서 3명이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이스라엘군의 드론에 포착됐다. 특히 두 명이 앞장서면서 한 명의 길을 터주는 모습이 나타나 지위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450대대는 해당 인물들을 겨냥해 발포했고 세 사람은 흩어졌다. 이 과정에서 신와르는 부상을 당했고, 다른 두 명과는 다른 건물로 들어갔다. 450대대의 탱크는 이들이 숨은 두 건물을 향해 발포한 후 보병 소대가 건물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건물 2층에 있던 신와르가 건물 내로 들어온 이스라엘군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며 저항하자 병사들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450대대는 드론을 투입해 건물 내부를 수색했고 얼굴을 가린 채 팔에 부상을 입은 신와르를 발견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서 신와르는 혼자 소파에 앉아 있었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드론을 향해 나무 막대기를 던지면서 저항했다. 당시까지 해당 인물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450대대는 해당 위치를 탱크로 포격했다.

450대대는 다음 날인 17일 오전 건물 잔해 속에서 시신을 확보했고, DNA와 지문을 채취해 신와르의 신원을 확인했다. 신와르는 사망 당시 현금, 멘토스, 신분증 등을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7시 45분경 이스라엘군과 신베트(Shin Bet·이스라엘 정보기관),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신와르의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신와르는 지난 8월까지 인질 6명을 가둬둔 터널 인근에서 머물며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해 왔지만 인질들을 처형한 후에는 다른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삼지 않고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