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EU의 유엔평화군 병력 철수 의향 없다"-오스트리아 외무
"UNFIL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
약 1만명 UNFIL 병력 중 3600명이 EU 회원국 출신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레바논 남부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FIL)에서 유럽연합(EU)은 병력을 철수할 의향이 없다고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이 밝혔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철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에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조심하라는 명확한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UNIFIL은 지난 10일 이스라엘 탱크가 레바논 남부 나쿠라에 있는 UNFIL 본부 전망대를 포격했다. 11일에도 나쿠라의 UNIFIL의 관측소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 11일 같은날 유엔 진지에 사격을 가해 UNIFIL이 피난처를 둔 벙커 입구를 명중시키고 차량과 통신 시스템을 파손시키기도 했다. 이 공격으로 총 5명이 부상했다.
13일에는 이스라엘 탱크 2대가 이스라엘 국경 근처 라미야에 있는 UNFIL 초소의 정문을 파괴하고 강제로 진입해 불을 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2시간 후 인근에서 포탄이 발사돼 연기가 캠프 안으로 들어와 15명의 UNIFIL 군인이 피부 자극과 위장 반응을 겪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즉각적 위협이 감지돼 발포가 이뤄졌다는 등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UNIFIL은 이스라엘이 '고의적 발포'를 했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
샬렌베르크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로부터 방어할 권리는 있지만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UNFIL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군인의 안전과 보안이 가장 중요하며 모든 사람이 이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UNFIL에는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16개국의 EU 회원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약 1만명 정도 되는 UNFIL의 병력 중 약 3600명이 EU 회원국 출신이다. 오스트리아는 약 160명을 파견하고 있다.
EU 외교장관들은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UNFIL 공격에 대해 논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강하게 비판하며 "유엔평화유지군 잔류를 결정하는 건 안보리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보렐 고위 대표 명의로 이스라엘의 유엔평화유지군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UNFIL에 병력을 파견 중인 EU 회원국들은 이날 화상 회의를 통해 병력 수준과 장비, 교전 규칙 등 장기적 역할과 현재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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