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스라엘군, 레바논 땅 25% 이상에 대피령 내려"

레바논 정부 "지상전 시작 이후 100만여명 피란길 올라"
헤즈볼라만 타격하겠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의문 제기돼

11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한 건물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무너져 잔해가 쌓인 모습. 2024.10.1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토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18개 마을에 민간인 대피 경보를 발령한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추정치를 발표했다.

UNHCR의 중동 책임자인 레마 자무스 임세이스는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바논의 25% 이상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대피령을 받았다"며 "주민들은 대피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거의 빈손으로 도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이스는 민간인 대피소의 80%가 만원 상태라고 지적했다.

레바논 정부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시작한 이후 100만명 이상이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고 집계했다. 전체 인구 500만명 가운데 20%가 강제 이동을 하게 된 것이다.

이미 시리아 난민 150만 명을 받아들인 레바논은 다년간의 경제 위기를 겪다가 이번 전쟁으로 또다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현지 보건부 집계 기준 지난 3주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2300명 이상이 숨지고 1만10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처럼 전투 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레바논에서는 장기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으며,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표적만 노리겠다는 이스라엘군의 초기 발표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가 민간인들에게 충분히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 2인자 나임 카셈은 최근 사전 녹화된 공개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역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방어하는 입장에서 이스라엘 내 어떤 지점이든 표적으로 삼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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