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자비는 없다"…이란에 보복 앞두고 헤즈볼라 맹폭(종합)

적십자사 "의료시설과 구조인력에 대한 보호 필요"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이나 원유시설 아닌 군사시설 때리기로"

14일 (현지시간) 레바논 북부 지역에서 헤즈볼라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부서진 차량들이 보인다. 2024.10.15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김예슬 기자 =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4명이 숨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비는 없다"며 레바논 전역에 걸쳐 더 거센 공격을 주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동부를 향해서도 공습을 시작했다.

다만 이 공격으로 의료시설이 파괴됐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스라엘이 동부 베카 계곡에 여러 차례 공습을 가해 발벡 시의 한 병원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 지역 책임자인 니콜라스 폰 아크스는 구급차와 기타 보건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의료 시설과 인력에 대한 보호를 호소했다.

남부 국경 마을의 한 민방위 책임자는 "구조대원들도 지쳤다"며 "공습이 끝나지 않고 우리도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조 임무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기독교인이 다수인 북부 마을을 포함한 여러 지역을 겨냥해 공습을 단행했다. 헤즈볼라 측은 이날 랍 틀라틴 마을 외곽에 침투하려던 이스라엘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고 있다. 2024.07.25.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이 같은 충돌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앞둔 가운데 발생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정부에 이란의 석유나 핵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공격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 정부의 의견을 경청하지만,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 필요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소탕 과정에서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를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는 비난도 받는다.

지난 13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 주둔한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정문을 탱크로 부수고 강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연막탄 등으로 인해 평화유지군 대원 5명이 부상해 논란이 됐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의 이 같은 행위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엔평화유지군에 자국군을 파견한 40개국도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유엔평화유지군 기지가 헤즈볼라 땅굴을 은폐하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기지 주변에 헤즈볼라가 무기고를 숨기고 있다며 유엔군의 철수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공습을 본격화한 이후 레바논 보건부는 최소 13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이주기구(IOM) 집계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최소 69만 명이 집을 잃고 피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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