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보복 관련 "美 의견 경청하지만 국익 따라 결정"(상보)

WP "이스라엘, 원유 시설 아닌 군사 시설 공격할 듯…美 통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4.09.2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이나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측에서는 자국의 이익에 따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우리는 미국 정부의 의견을 경청하지만,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 필요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 행정부에 이란의 석유나 핵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공격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전보다 더 온건한 태도로 논의를 진행했고, 이러한 태도 변화에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추가 병력을 배치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두 소식통은 입을 모았다.

또 한 소식통은 WP에 "(이스라엘의) 보복 조치가 미국 선거에 대한 정치적 간섭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복 수준이)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핵 시설을 타깃으로 삼을 경우 '레드 라인'을 넘게 돼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다. 두 시나리오 모두 내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스라엘이 보복 수위를 크게 낮춘 만큼, 이란에 대한 공격은 미국 대선 전 이뤄질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이란은 지난 1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제거 등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이에 따른 이스라엘의 재보복도 임박하며, 이란의 원유 시설과 군사 시설, 핵 시설 등이 잠재적인 표적으로 거론됐다.

이란 측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경우 이란의 핵 교리(핵무기 사용 규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알리 하메네이 아야톨라의 정치 고문인 사나에이-라드는 "일부 정치인들은 이미 (이란의) 핵전략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게다가 그러한 행동(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지역 및 세계적 레드라인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