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레바논 주둔 유엔군 철수 요구…유엔 "머무를 것" 반발

네타냐후 "이스라엘 말 듣고 피해에서 벗어나라"
유엔 평화유지군 대변인 "레바논서 국제적 영향력 유지 중요"

레바논 남부 마르와힌 마을의 감시탑 옥상에서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관계자들이 레바논과-이스라엘 국경을 바라보고 있다. 2023.10.12/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를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는 비판을 "완전한 거짓"이라고 일축하며 이들의 철수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군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표적으로 삼았을 뿐 유엔 평화유지군에는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평화유지군 병력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이스라엘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고 일시적으로 피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평화유지군은 병력을 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드레아 테넨티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대변인은 "우리는 머물 것"이라며 "우리는 안전보장이사회 명령에 따라 레바논 남부에서 국제적인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며 이 지역에서 유엔의 깃발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넨티 대변인은 "우리 군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이 있었다"며 "당사자들은 평화유지군을 보호하고 우리 군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13일 (현지시간) 이스라엘 군 전투 탱크가 북부 지역에서 레바논 남부 접경인 나쿠라서 이동을 하고 있다. 2024.10.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스라엘은 전날 레바논 남부에 주둔한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정문을 탱크로 부수고 강제 진입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연막탄 등으로 인해 평화유지군 대원 5명이 부상했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의 이 같은 행위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엔평화유지군에 자국군을 파견한 40개국도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강하게 비판하며 "유엔평화유지군 잔류를 결정하는 건 안보리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EU는 보렐 고위 대표 명의로 이스라엘의 유엔평화유지군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은 유엔평화유지군 기지가 헤즈볼라 땅굴을 은폐하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기지 주변에 헤즈볼라가 무기고를 숨기고 있다며 유엔군의 철수를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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