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건강이상설 확산…카메룬 정부 '언론, 언급금지령' 내려

"대통령 건강 언급은 국가안보"라며…개인 미디어까지 감시
1982년부터 집권한 비야, 지난달 이후 모습 감춰 건강이상설 불거져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블루리스 국립묘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8.15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세계 최고령 국가원수인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퍼지자, 카메룬 정부가 언론에 건강 이상설 언급 금지령을 내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폴 아탕가 은지 카메룬 국토행정부 장관은 지방 주지사들에게 보낸 문서에서 "국가원수는 공화국의 가장 중요한 기관이며 그의 상태를 논의하는 것은 국가 안보의 문제"라며 "따라서 대통령 상태에 관한 모든 언론 논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빨간색 '매우 중요' 표시가 붙은 이 문서는 금지령을 어기는 자는 "완전한 법의 힘에 직면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문서에는 지방 주지사에게 소셜 네트워크를 포함한 모든 개인 미디어 콘텐츠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셀'을 만들라는 명령도 포함되어 있다.

비야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 참석한 이후 유엔총회나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쓰는 국가들의 정상회의 등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카메룬 대통령실은 지난 8일(현지시간) 비야 대통령이 "탁월한 건강 상태"라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고, 그가 며칠 내로 카메룬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91세인 비야 대통령은 1982년부터 41년 넘게 집권해 왔다. 그는 세계 최고령 국가원수이면서 아프리카에서 2번째로 오래 집권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는 국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독재와 인권탄압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비야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점차 감춰 왔다.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미리 녹화된 TV 연설이나 가족사진 정도였다.

올해 1월 비야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신년 인사에서 대선 출마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카메룬의 제1야당은 내년 10월 치러지는 비야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사망하거나 출마하지 못할 경우 다른 30개 야당 지도자들과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