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가자지구 구호기관 UNRWA 수상 유력"-FT

ICJ와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거론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주민들이 구호품을 받기 위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사업 기구(UNRWA) 건물 앞에 모여있다. 2024.03.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UNRWA와 함께 국제사법재판소(ICJ)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창립자 또한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벨위원회와 협의해 매년 추천자 명단을 발표하는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연구소(PRIO)의 헨리크 우르달 소장은 UNRWA가 유력한 수상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르달은 UNRWA가 "가자지구 전쟁의 고통을 경험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가자시티의 UNRWA 건물. ⓒ AFP=뉴스1

하지만 평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증거가 거의 없는 가운데 이 상의 유산에 의문을 제기될 여지가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UNRWA는 팔레스타인에서 학교와 병원 등 기본 시설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이스라엘은 UNRWA 직원이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 결과 일부 서방 기부자들이 원조를 중단했다.

UNRWA는 하마스 테러 연루 의혹을 받는 직원 9명을 올해 8월 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이 단체 직원 220명이 숨졌고 건물의 3분의 2 이상이 형체 없이 무너졌다.

우르달은 UNRWA에 평화상을 수여한다고 해서 "하마스에 대한 정치적 지지라는 의미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내 대량학살 행위를 예방하라고 명령한 ICJ 또한 잠재적인 수상 후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센추리재단의 여론 전문가 쉰들린은 UNRWA나 ICJ가 평화상을 받을 경우 "전 세계가 이스라엘을 싫어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벨평화상 역사가인 아슬레 스벤은 지난주 이스라엘 입국이 금지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수상 후보로 꼽았다. 지난 2일 이스라엘 외무부는 구테흐스를 반이스라엘 성향의 기피 인물로 지정하며 입국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지난 20년 동안 노벨 평화상은 4분의 1이 중동 지역 주민이나 이 지역과 관련된 인물에게 수여됐다. 지난해는 수감 중인 이란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수상했다.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메나헴 베긴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평화 협정으로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30년 전인 1994년에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수장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와 이츠하크 라빈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당시 이스라엘과 PLO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과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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