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1년' 가자서 붕괴 건물 잔해 4200만t…쌓으면 피라미드 11개 높이

유엔, 가자지구 내 잔해 약 4200만톤 추정
건물 잔해로 사망자 무덤이나 묘비 만들기도

한 팔레스타인인이 2024년 6월 12일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건물 잔해 사이를 걷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으로 인해 사진 상엔 온전한 건물이 한 채도 남아있지 않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가 피라미드의 11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에 쌓인 잔해가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의 11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에는 무너진 건물을 포함해 약 4200만톤이 넘는 잔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의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 전에 있던 구조물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16만3000개의 건물이 손상되거나 무너졌다.

지난 1년 동안 가자지구에 쌓인 잔해 양은 2008년부터 지난해 10월 7일 전까지 약 15년 동안 가자지구에 쌓인 잔해 양보다 14배 더 많았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이라크 모술 전투 당시 잔해보다는 5배 더 많았다.

칸유니스에 거주하는 11살 모하메드 샤말리와 그의 아버지 지하드 샤말리(42)는 무너진 지붕 조각을 모아 사망자들의 묘비와 무덤을 만들었다.

지하드는 "우리는 집을 짓기 위해 잔해를 모으는 게 아니라 묘비와 무덤을 만들기 위해 모은다"며 이는 "한 비참함에서 또 다른 비참함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한 모스크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졌다. 사람들이 건물 잔해 주위에서 희생자 및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2024.07.2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유엔이 주도하는 잔해 관리 그룹은 이번 달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와 중부 데이르 엘-발라에서 도로변 잔해물 청소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엔 개발 계획(UNDP)의 가자 사무소 책임자 알레산드로 므라키치는 1000만톤의 잔해당 비용 약 2억8000만달러(약 3772억원)가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금 당장 전쟁이 멈춘다고 해도 잔해 청소에 약 12억달러(약 1조6172억원)가 든다는 의미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원들이 민간인 사이에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나타나는 곳마다 공격을 가할 것이지만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은 가자지구 내 폐기물 처리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엔과 협력해 노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