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100년 만의 가뭄으로 식량난, 코끼리 잡아 먹는다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나미비아 등 남아프리카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난을 겪자 코끼리 등 야생 동물들을 잡아 식량난을 해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아프리카에 극심한 가뭄이 들어 식량난이 발생하자 덩치 큰 야생 동물들이 난데없이 수난을 겪고 있는 것.
나미비아 환경산림관광부는 나미비아는 굶주린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국립공원에서 총 700마리 이상의 하마, 코끼리, 얼룩말 및 기타 동물을 죽여 주민들에게 나누어줬다고 밝혔다.
짐바브웨 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도 최근 코끼리 200마리를 죽여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그 고기를 나눠줄 것이라고 밝혔다.
1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 지역 경제 공동체 '남부 아프리카 개발 공동체'는 엘니뇨(해수가 따뜻해지는 현상)로 인한 가뭄으로, 이 지역 약 6800만 명의 인구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 지역은 1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2월을 보냈으며, 농작물 생산에 중요한 시기에 평소의 20%에 달하는 강우량을 기록했다.
특히 나미비아의 경우, 인구의 절반이 식량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WFP는 전했다.
나미비아, 말라위, 레소토, 보츠와나, 잠비아, 짐바브웨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앙골라, 모잠비크, 에스와티니,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가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야생 동물들을 잡아 국민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다.
지역 정부들은 덩치 큰 동물들을 도태시키면 주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동물들의 물 소비를 줄여 물 부족을 완화해 인간과 동물 사이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미비아 당국은 전문 사냥꾼과 사파리 업체를 고용, 도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8월 26일 현재 이미 262마리의 동물이 살처분돼 약 12만5000파운드의 고기가 생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 또는 동물단체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비영리 동물 복지 단체인 세계 동물 보호국의 아프리카 담당 이사인 테니슨 윌리엄스는 "가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코끼리를 죽이는 것만으로는 긴급한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프리카 국가들이 일단 인도주의적 원조를 모색하고, 장기적으로 관개 인프라를 개선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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