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2주 공습에 레바논 초토화…"건물 최소 3100채 파괴"

위성 기반 레이더 분석 통해 건물 모양 손상 및 파괴 집계
이스라엘과 접경 지역서 피해 가장 커

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알자무스 교외에서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스라엘의 공격에 파괴된 거리를 지나고 있다. 2024.10.03/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본 레바논 내 건물이 약 3100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성 기반 레이더 분석을 기반으로 레바논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약 3100채의 건물이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피해는 레바논 남부 국경 근처와 동부 베카 계곡, 베이루트 남쪽 교외 지역에 집중됐다. 세 곳은 모두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다.

레바논 남부에서 손상되거나 파괴된 건물은 약 530채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이후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 남부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헤즈볼라가 하마스와 연대하자 이를 견제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한 헤즈볼라의 단거리 미사일 저장 및 발사 시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지역의 여러 차례 대피 명령을 내리고 민간인들에게 리타니 강 북부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10월 들어 이스라엘군의 명령이 내려진 마을은 총 70곳까지 늘었다.

레바논 동부 베카 계곡 인근 피해 건물은 약 210채다. 베카 계곡 일대는 레바논의 농업 중심지로, 포도밭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 헤즈볼라는 무기 저장을 포함한 군사 활동을 위해 이 지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는 약 380채의 건물이 피해를 보았다. 이 지역은 지난 2주간 이스라엘의 공습이 특히 집중된 곳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이곳 주거 단지를 공습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다히예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베이루트 일대 지역에서 약 360채, 리타니 강 인근 크파르 시르 마을에서 약 80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뉴욕시립대 박사 과정 공동연구자 코리 셔는 "레이더는 3차원 변화에 민감하다"며 "지붕이 손상되지 않고 다른 면이 손상됐다면 위성사진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지만, 레이더 지도에는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셔는 "레이더가 작은 건물 피해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적게 집계된 것일 수 있다"며 "이것은 예비 추정치일 뿐이며 공식 피해 조사는 전쟁 후 지상에서 집계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레바논 내 목표물 최소 4600개를 타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에 1000개 이상을 타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