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수니 왕정국가들, 이란에 "우린 중립"…석유시설 공격 경계

이스라엘-이란 긴장 고조에 중동 석유 공급 불안
이란에 보복 예고한 이스라엘…석유시설 공격 가능성 제기

헤즈볼라와 적대 행위 중인 이스라엘 남부 아라드의 사막에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의 잔해가 보인다. 2024.10.03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격화되면서 이란까지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걸프 아랍 국가들이 '중립'을 지키는 분위기다.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두 명의 소식통은 4일(현지시간)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카타르가 주최한 회의에서 이란에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에서 자신들은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 6개국은 수니파 왕정 국가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에 대한 공습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란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실제로 공격할 경우 자극을 받은 이란이 걸프 아랍 국가들의 석유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지난 1일 헤즈볼라에 대해 '지상작전'을 개시하자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헤즈볼라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고 이스라엘의 석유시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은 걸프 국가들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지는 않았으나 '이스라엘 지지자'(미국)가 직접 개입하면 역내 이익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 논평가 알리 시하비는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석유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이란은 비공식 소식통을 통해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던지고 있다"며 "이는 이란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시하비는 "걸프협력회의가 이란에 던진 메시지는 '긴장을 완화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