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마을 25곳에 추가 대피령…백린탄 사용 의혹도

이스라엘 대피령 확대 뒤 베이루트서 세 차례 대형 폭발
인권단체, 이스라엘군의 백린탄 사용 의혹 제기…주민들 "유황 냄새났다"

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알자무스 교외에서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스라엘의 공격에 파괴된 거리를 지나고 있다. 2024.10.03/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사흘째 레바논 본토를 공격 중인 이스라엘군이 3일(현지시간), 대피령 범위를 25개 마을로 확대했다.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으로 사용이 금지된 백린탄을 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나바티예를 포함한 레바논 남부의 25개의 마을과 도시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은 "(우리는) 여러분을 해칠 의도가 없다"며 "즉시 집을 떠나 아왈리강 북쪽으로 대피하라"고 했다. 이 강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24㎞ 이상 떨어져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부터 레바논 본토를 겨냥한 지상 작전 및 공습을 개시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2일 기준 하루 동안 최소 46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레바논군은 이날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정부군 1명이 남부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은 3일, 수도 베이루트에서 3차례의 대형 폭발이 연속됐다고 보도했다. 군은 이에 대응 공격했는데, 레바논군이 지난 1년간의 분쟁 중 이스라엘군에 감행한 첫 번째 반격이었다.

한편 레바논 현지에서는 아파트 등 주거 시설과 응급 센터 등이 공격에 노출되는 등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CBS는 소식통을 통해 이스라엘이 공습 전,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레바논 국영 매체 NNS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으로 민간인에 대한 사용이 금지된 인폭탄(phosphorous bomb)을 썼다고 비난했다. 인근 주민들도 백린탄의 특징인 유황 냄새를 맡았다고 증언했다.

인권 단체 '미들이스트 아이' 역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백린탄(White Phosphorous)을 사용하는 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다. 백린탄은 공기 접촉으로 발화하는 인화성 화학물질이다. 노출 시 호흡기 손상 및 질식을 일으키고 심한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