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축 "모든 수단 동원" 보복 선언…네타냐후 "우리 때리면 우리도 칠 것"(종합)
이란 최고지도자 "레바논·헤즈볼라 지원, 무슬림 의무"
표적 공습 받은 네타냐후 "우리 팔은 다 닿는다" 경고
- 조소영 기자,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정지윤 기자 =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이란과 이란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저항의 축' 세력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을 향해 '복수'를 선포한 이들은 이스라엘에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는 등 반격에 들어간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이란과 저항의 축 세력은 나스랄라 사망에 있어 이스라엘을 향한 복수를 다짐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레바논과 헤즈볼라 편에 서서 억압적이며 사악한 정권에 맞서는 것이 무슬림의 의무"라면서 사실상 보복을 시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메네이는 나스랄라 사망 후 보안이 강화된 장소로 이동한 뒤 헤즈볼라 및 다른 동맹국들과 '다음 단계'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메네이는 "순교자(나스랄라)의 피는 반드시 갚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헤즈볼라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예멘 무장조직 후티 반군도 나스랄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후티 반군은 "나스랄라의 순교는 이스라엘에 대한 희생의 불꽃, 열정의 열기, 결의의 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후티 반군, 레바논 순으로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이 벌어졌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예멘에서 이스라엘 중부를 향해 지대지 탄도미사일 발사됐다. 이스라엘 영토 밖에서 방공망에 의해 격추되기는 했으나, 미사일 잔해가 예루살렘 지역에 떨어졌고 경찰은 파편으로 인해 다소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이 공격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표적 공습한 것임을 밝혔다.
앞서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가 이날 텔아비브 공항에 착륙한 네타냐후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 고위 지휘부를 타깃으로 삼고 사살하는 표적 공습을 해왔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네타냐후의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한 지 최소 30분 후에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IDF는 "오늘 저녁 레바논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예루살렘과 가까운 서안지구(요르단강 서쪽)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해당 미사일로 인해 서안지구에는 화재와 정전이 발생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이달 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격렬한 전투가 시작된 이후, 헤즈볼라가 실시한 로켓 발사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요르단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된 로켓이 암만(요르단 수도) 남동쪽 한 마을 인근의 무인 사막 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도 습격 시도를 받았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인용해 수천 명의 이라크 시위대가 나스랄라 암살에 항의하며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영상에는 헤즈볼라 깃발, 나스랄라의 사진을 비롯해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성향의 인민동원군(PMF) 깃발이 포착됐다.
앞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나스랄라 사망에 있어 "미국인들은 시오니스트(이스라엘)와의 공모를 부인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을 싸잡아 비판한 바 있다.
네타냐후는 이에 경고를 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IDF 본부에서 가진 연설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자들은 우리도 칠 것"이라며 "이란이나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의 언급은 나스랄라 제거 후 첫 공개 발언으로, 이란과 그 세력들이 '나스랄라의 복수'를 다짐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해석됐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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