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화가 적 영토에 진입"…전면전 임박에 외교 해법 마련 안간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이스라엘, 진짜 공격 그만둘 가능성은 글쎄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2024.09.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전면전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자 국제사회가 외교적 해법 마련에 분주하다.

이스라엘군은 연일 헤즈볼라에 대규모 공격을 펼치며 이스라엘 북부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고 헤즈볼라 역시 처음으로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양측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임시 휴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여기에 협력하면서도 실제 휴전 가능성엔 회의적이라는 보도도 나오면서 전운이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스라엘 비상대응팀 요원들이 25일 북부 사페드시 피폭 현장에서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의 잔해들을 수거하고 있다. 레바논측은 이날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1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이스라엘 공격중 두번은 전통적 헤즈볼라 거점인 남부와 동부 지역에서 벗어난 산악지역에 예외적으로 가해졋다고 덧붙였다. 2024.09.25 ⓒ AFP=뉴스1 ⓒ News1 김지완기자

"이스라엘 군화가 레바논에 닿을 것" 지상전 염두

2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이스라엘 북부에 배치된 7기갑여단을 방문해 레바논 공습을 언급하며 "여러분이 (레바논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헤즈볼라를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상) 기동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는 여러분의 군화가 적의 영토로 들어가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전초 기지로 준비한 마을에 진입하는 것을 뜻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스라엘 군 수뇌부가 지난해 10월 헤즈볼라와의 갈등이 시작된 이후 레바논 지상 침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예비군 2개 여단을 동원해 레바논 접경지에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예비군 소집은 지상 작전 준비 과정으로 해석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2024.09.25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미국·프랑스, 확전 막으려 안간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중동 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바이든은 ABC방송 '더 뷰'에 출연해 "전면전이 될 수도 있지만 기회도 있다고 본다"며 "가능한 일이다. 나는 내 팀과 함께 모든 에너지를 다해 이 일을 해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에서 대피했던 주민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TOI에 블링컨 장관을 비롯한 미국 관리들이 지난 3일간 유엔총회를 무대로 다른 국가들이 이 같은 계획을 지지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레바논을 식민지로 뒀던 프랑스 정부 또한 외교전에 나섰다. 프랑스는 레바논 문제 논의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특별 회의를 소집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장노엘 바로 신임 외교장관을 이번 주말 레바논에 파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란 또한 물밑에서 확전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란이 헤즈볼라와 협력해 전면전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란은 전면전을 최대한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2024.09.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대화에 열려 있다는 이스라엘, 진짜 공격 그만둘 가능성은 글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화에는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레바논의 헤즈볼라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완화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이 보도했다.

네타냐후는 최근 내각 회의에서 장관들에게 "협상은 공격이 진행되는 중에만 이뤄질 것이며 우리는 헤즈볼라에 계속 발포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가 대화에 열려있다고 한 배경으로 "현재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에 대한 국제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5일 밤 공개된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다"며 "헤즈볼라에 상상도 못 한 타격을 가하고 있으며 그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 내부에서도 의미 있는 외교적 합의가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이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채널13 뉴스는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리 발언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합의 가능성이 없다"며 "이스라엘은 제안을 청취할 준비는 돼 있지만 합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지난 3일간 2000개 이상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25일 하루 동안에만 최소 72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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